금융한류 현장을 가다
'베트남통' 함진식 하나은행 하노이 지점장


"창밖을 보면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데, 예전에는 높은 빌딩들이 하나도 없었고 빨간 지붕의 낮은 집만 옹기종기 있었죠. 13년 새 많이도 변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베트남 하노이 근무라는 함진식(51·사진) KEB하나은행 하노이 지점장. 지난 2006년, 2011년 각각 3년씩 근무하고 2017년 12월 다시 하노이로 발령 받아 지점을 이끌고 있는 자칭 타칭 '베트남통'이다. 이번에는 특명을 받고 하노이로 다시 왔다. 바로 인프라 금융시장을 개척하고 하나은행을 안착시키는 것이다. '베트남 시장은 (사업)할 게 널려 있다'는 함 지점장. 그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지난달 9일 대하 비즈니스 센터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하노이 지점장실에서 만난 함 지점장은 통유리의 창밖을 보며 감회가 남다른 듯 말을 이어갔다. "기업들의 변화도 상당하고 국민들의 생활 모습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노이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직접 경험했어요. 공항과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 모든 게 다 바뀌었습니다."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뀐 하노이지만, 앞으로의 잠재 가능성은 더 크다. 특히 인프라 금융 시장은 한국계 은행이 선점한 사례가 없다. 함 지점장은 "시장 자체가 초기시장이어서 좋은 구조로 정형화 되어 있지 않다"며 "어떤 참여자들과 어떤 구조를 얼마나 잘 만드냐에 따라 시장 주도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본사는 올 상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글로벌 사업그룹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글로벌 IB금융부가 신설됐는데, 해외 인프라 금융·항공기 금융·선박 금융 등을 담당하는 부서를 각각 만들어 현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인프라 금융시장에 발을 디디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이 같은 '특명'을 받고 온 함 지점장은 베트남에 돌아온 지 두 달 만에 인프라 금융 시장 진입 작업에 착수했다. 13년 전부터 맺어온 정부·민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베트남 개발사, IB금융기관과 잇따라 미팅을 하고 있다. 발전소 프로젝트와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순환도로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함 지점장은 베트남 지방자치단체가 땅을 제공하고 민간에서는 금융기관이 자금을, 개발사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가 설계·조달·시공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역량 있는 기업과 함께 구조를 짜 나가는 게 함 지점장의 도전과제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공기업도 베트남 시장을 두드리고 있어 이들과의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 지점장은 "베트남에서 첫 인프라 금융 사례를 만들려고 한다"며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 지점장은 "잠재력과 리스크(위험)의 균형을 맞추면서 인프라 금융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인프라 금융은 관련 수수료 수익이 많이 생긴다. 일반대출과 달리 컨설팅 기능도 있고 주선 수수료 등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인프라 금융 시장에서 좋은 건을 연내 최소 한 건 성사시키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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