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3일 조속한 포항 지진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멈춰선 국회의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를 찾은 '포항 11·15 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관계자들과 만나 서둘러 포항 지진 후속조치 예산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범대위 측으로부터 정부의 근본적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전달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된 뒤 곧바로 포항을 찾아 아픔을 나누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우선 국회 정상화를 하고, 지진대책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국회가 정상화하는 대로 가장 먼저 포항지진 대책들을 세우고 관련 예산도 챙기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정부의 지원이 확정됐지만, 지진이 휩쓸고 간 상처 치유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예산이 더 필요하다면 추경 외에도 방안이 있는지 찾겠다. 포항지진 문제를 정쟁 도구나 희생물로 전락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포항지진은 인재다.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한다"면서 "정부에 감사를 포함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민주당도 국회 차원에서 진상규명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포항 지열발전소 지진대책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인 홍의락 의원은 "(포항지진 대책)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국회가 멈춰 있는 상태라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변명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범대위를 만나 포항 지진 대책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포항지진 특별법이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한국당의 중점 추진법안으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원내대표는 "포항지진에 대한 배·보상 문제는 하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면서 "배·보상 문제를 특별법에 담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포항시민이 실질적인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국회가 열리면 제일 먼저 논의하겠다. 추경을 심사하면서 피해회복에 쓰일 예산을 늘려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회를 열어서 추경을 처리하자고 하지만, 사실 (포항에) 도움 되는 것이 없다"면서 "여당이 하자는 대로 국회를 열면 무슨 도움이 되나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저격하기도 했다.
여야가 모두 빠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당분간은 국회 정상화가 요원한 터라 빈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범대위는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측과 여야 정치권에 모두 쓴소리를 남겼다. 범대위는 호소문에서 "지진이 인재로 밝혀진 만큼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참고 기다려왔으나,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포항시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면서 "실질적 피해보상과 진상규명 내용을 담은 특별법 제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포항지진 범시민대책위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원내대표회의실에서 포항지진 범시민대책위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