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설 사실상 인정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가족들과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완료됐다고는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최근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불거진 '삼남매 분쟁'을 인정한 취지로 풀이된다.
조원태 회장은 3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의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회장님이) 평소 말씀하셨던 내용이 가족 간 화합해서 회사를 지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걸 바탕으로 가족과 많은 협의를 하고 있고, 완료됐다고 말씀을 못 드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데 이해해주시고 결과를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조원태 회장은 작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집단발표로 통해 정부 공인 '총수'로 올라섰다. 다만 이를 위한 서류 제출 기한을 넘기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실제 한진그룹 삼남매 불화설이 현실화할 경우 셈법이 복잡해진다. 한진그룹이 현재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경영권 도전에 직면했고, 갑작스러운 총수 별세에 따라 대물림할 상속세 마련은 삼남매 합의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보유 지분을 지난 4월 14.98%에서 15.98%로 늘렸다. 올해 3월 기준 한진칼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4%다. 최대주주는 지분 17.84%를 보유한 조원태 회장의 부친인 조양호 전 회장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2.34%에 불과하다. 부친의 지분을 승계받을 수 있다면 외부의 경영권 위협은 큰 무리 없이 방어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유언장이 없는 경우 셈법이 복잡해진다. 장남인 조원태 회장은 물론, 조현아·현민 자매에게도 각각 3.96%의 지분을 상속받을 권리가 있다. 나머지 5.94%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돌아간다. 조원태 회장은 '유언장이 있냐'는 질문에 "갑작스레 별세하시면서 특별히 말씀을 많이 못했다"고 했다. 사실상 조양호 전 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속세를 마련할 '실탄' 마련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상속세의 명목 최고세율은 50%다. 지분 상속으로 경영권을 넘겨주는 기업 승계 때는 세율이 더 높아진다. 관련법에 따라 최대주주의 주식 상속에는 기존 최고세율에 30%의 할증이 붙기 때문에 실제 부담해야하는 세율은 최대 6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상속세는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조원태 회장은 "상속세 관련 답변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