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소강상태였던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또다시 강대강(强對强) 대치를 이어간다. 일감부족에 세 번째 '가동중단(셧다운)' 방침을 밝힌 사측에 노조는 전향적인 의견 제시가 없을 시 '무기한 전면파업' 방침으로 맞불을 놨다. 11개월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극적으로 노사 갈등 해결에 마침표를 찍는 듯 했던 르노삼성 노사가 또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3일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 사측과 교섭대표 간 미팅을 진행한다. 이후 다음 날인 4일 본교섭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본교섭이 이뤄지지 않거나 요구하는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사측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5월 21일 노조의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 이후 좀처럼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애초 찬반투표 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졌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에 양측 모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찬반투표 부결 이후 5월 27일부터 천막농성을 진행하며 사측에 교섭 공문을 수차례 보내고 나서야 교섭관련 간사회의가 이뤄졌다. 노조 측은 "르노삼성 CEO(최고경영자)는 소통 불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노조와는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움직임이 둔하다고 알려져 있듯이 소통이 없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 노사가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상황이 좋지 못하다. 르노삼성은 '일감절벽'에 따라 세 번째 셧다운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셧다운은 부산공장 직원 2300여 명이 한꺼번에 연차를 쓰는 방식으로, 단체협약에 있는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활용해 이뤄진다. 이는 명절 또는 연휴에 붙여 하루나 이틀 정도 전 직원이 연차를 내도록 하는 사내 복지 제도다. 앞서 르노삼성은 4월 29~30일과 5월 24, 31일 등 두 차례 셧다운을 결정한 데 이어 이달 역시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던 닛산의 위탁생산 차종인 로그 물량이 급격하게 쪼그라든 탓이다. 로그는 작년 기준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21만5680대)의 49.7%를 차지한 핵심 차종이다. 오는 9월이면 이 계약마저 끝나는데, 아직 대체 차종은 정해지지도 않았다.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신차 XM3를 통해 로그를 대체할 방침이지만, 이는 아직 '계획'에 불과하다. 아직 프랑스 본사의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조합원 동지들의 희생에 대한 제대로 된 대가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뻔뻔하게 회사의 경영을 거론하고 차기 물량에 대한 무기를 거론하며 조건 없는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양혁기자 mj@dt.co.kr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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