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은퇴인구 70만 육박…기업승계 대중화 길목 지켜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중소·중견기업 '사장님 고객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승계 대중화 길목을 지키겠다며 적극적인 공략을 펴고 있다. 내년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인구가 7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창업주들의 가업승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로 기업 승계 부담이 큰 것도 초기 시장 형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저마다 가업승계 전담팀을 구성하고, 특화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업승계 '연구소'에 전담 '센터' 설치하는 증권사= 2013년 일찌감치 가업승계 서비스를 선보인 삼성증권은 최근 가업승계 전담조직인 가업승계연구소를 신설했다.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 중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을 보유한 개인 또는 법인을 대상으로 한다. 승계대상인 후계자 양성지원은 물론 상속과 증여, 인수합병(M&A) 등 실제 가업승계 실행에 이르는 가업승계 전 과정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NH투자증권도 지난 4월부터 가업승계 서비스 분야를 본격화했다. KPMG 삼정회계법인과 가업상속 세무자문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정기적인 가업승계 설명회를 열어 세무와 법률 자문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한국투자증권이 연 법인금융센터 역시 가업승계 전략을 수립해주는 법인전담 점포다. 본사 2층에 꾸린 이 센터는 대주주 지분 관리를 위한 세무 컨설팅은 물론, 가업승계 전략 수립과 부동산 투자 자문 등을 모두 제공한다. 이를 위한 전담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도 별도로 뒀다.
신한금융투자는 올초부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세무컨설팅 서비스'를 실시하고 나섰다. 따로 대형 회계법인 출신 세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VIP컨설팅팀에서 상속·증여전략을 설계해 주고 있다. KB증권 또한 지난해 9월 세무자문센터를 열고 절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상속 리스크에 중소·중견기업 영속성 흔들 = 증권사들이 이처럼 가업승계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나선 건 장기적인 고객 확보로 기업금융(IB) 부문 연계사업으로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승계자의 부재 등으로 현실적으로 가업승계가 어려운 경우 투자와 회수의 한 축인 인수합병(M&A)나 기업공개(IPO) 등을 기회 삼을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상속·증여세 때문에 가업승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정부의 세법이 매년 개정되면서 절세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한 대형증권사 프리미엄 지점 관계자는 "현행 촘촘한 세법 체계 하에서 절세 룸은 거의 없다"며 "상속세 부담이 적은 싱가폴이나 캐나다 쪽으로 아예 '투자이민'을 떠나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한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증권사들이 가업승계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안전한 승계의 지렛대 역할이 돼주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을 전후로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경영권 승계이슈가 본격 확대하자 증권사들이 발빠르게 수요변화를 반영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회계법인 등과 손을 잡고 체계적인 조직을 갖춘 증권사를 찾는 수요도 그만큼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창업주의 가업승계 포기는 경영권이 불안해지는 주요한 요소다. 기업활동의 영속성과 국가경쟁력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성공 창업한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는 지원돼야 한다"며 "증권사도 이들 고객을 통한 IB 분야와의 연계사업 등을 구상할 수 있어 역량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한국투자증권은 2월25일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인금융센터'를 열었다. 중앙 왼쪽 정일문 사장, 오른쪽 김성환 개인고객그룹 부사장. 한국투자증권 제공.
삼성증권은 최근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금융자산가들을 위한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