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검은 10월' 이후 최대낙폭
G2무역전쟁에 원달러 환율 급등
기업 실적 부진에 투자심리 냉각
'셀 코리아' 外人도 3兆 순매도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기업 실적 부진 등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이 5월 한 달 간 125조원가량 증발했다. 올해 들어 '셀 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지난달 대거 발을 빼면서 지난해 '검은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은 1595조5761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24조7396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총은 102조8335억원, 코스닥은 21조9061억원 각각 감소했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시총 약 125조원이 날아간 것으로 지난해 '검은 10월' 한 달간 시총 263조원이 증발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우리 주식시장에서 악재가 연달아 타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은 한 달 간 7%, 8% 각각 급락했다. 올해 초 코스피는 1980선을 찍고 1분기 외국인 투자의 '사자'에 힘입어 4월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5월 들어 2000선 초반까지 후퇴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소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우리 증시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기업들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연이어 내놓은 데다 국내 경기 전망치는 하향조정됐고,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며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국(EM)지수에서 중국 A주 비중을 확대한 점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다. 올해 들어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외국인 코스피서 2조4389억원, 코스닥에서 5772억원을 팔아치우며 모두 3조161억원을 순매도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5월 코스피는 7%, 코스닥은 8% 하락했다"며 "적정선에서 합의할 것으로 기대했던 미·중 양국이 재차 극렬 대치해 불안감을 안겼고, MSCI 신흥국 지수에 중국 A주와 사우디가 편입되며 외국인 매물 부담도 컸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6월에는 낙폭이 점차 진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중 무역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확률이 낮을 뿐더러 이달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의외의 해법이 도출될 경우까지도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에도 기업 실적 전망치는 하향조정되고 있으나 이역시 지난달 선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머지 악재들 역시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기적으로 6월에는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전세계 경기둔화와 기업 투자 및 가계 소비의 위축을 자극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수장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6월 중순 이후에는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자극제가 도출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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