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 '빈손'
한국당 개혁안 철회·사과 요구에
민주당은 원칙고수 "철회 없다"
나경원 "재접촉 계속 노력할 것"
이인영 "좋은 소식 못 드려 죄송"

협상 결렬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이인영 원내대표실 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각각 방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협상 결렬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이인영 원내대표실 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각각 방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6월 임시국회가 정상화 목전에서 어그러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이 2일 국회에서 만나 비공개 회동을 갖고 6월 임시국회 일정 등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이날 회동 결렬의 원인이었다. 한국당은 국회 복귀 조건으로 민주당에 선거제도 개혁안·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와 사과, 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원칙'을 고수하며 패스트트랙 철회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약속하기 전에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매우 안타깝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국회가 이렇게 파행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민주당의)사과라든가 하는 부분은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다시 만나거나 접촉하는 것은 계속 노력하겠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여야 3당 원내대표단은 이날 비록 회동의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일정 부분 의견 접근은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던 바른미래당의 오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충 내용까지 정리가 됐는데 마지막 문구 조정 때문에 합의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문구 조정이란 패스트트랙을 '합의 처리'할지,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할지 부분이다. 여야 3당은 국회 정상화의 핵심 쟁점인 패스트트랙을 합의문에 담을 때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로 할 지,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로 할 지를 놓고 입장 차를 보여왔다. 민주당은 합의처리에 노력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제안했으나 한국당은 '합의처리'를 못박아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하고, 여러 가지 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되지 못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한국당과 민주당이 여전히 입장들이 다른 부분들이 있다. 중간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죄송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회동이 결렬이 된 탓에 6월 임시국회도 불투명해졌다. 민주당은 이미 한국당에 조건없는 복귀를 거부할 경우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은 터라 강대 강 대치 정국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전제 조건으로 내건 '패스트트랙 사과 및 철회'는 여야 4당의 합의로 적접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여야 4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건뒤 '백기투항'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빈손 국회가 된지 벌써 두달이다. 미세먼지 및 산불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유치원 3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당이 끝까지 동참하지 않는다면 여야4당 또는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6월 국회를 소집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6월 임시국회 협상 데드라인은 3일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단독으로 6월 국회를 소집하더라도 상임위원회나 본회의 일정 등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협조 없이는 힘들다. 추경예산 심사를 맡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새로 구성해야 하고, 무엇보다 예결위원장이 한국당 몫이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을 배제한 6월 국회 개의에는 회의적이다. 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간 합의로 6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도 회동이 끝난 뒤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못 드려 죄송하다. 서로 또 연락하고 협상을 하겠다"면서 "(국회 단독 소집은) 지금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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