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영향·금리 인하 기대 더해져”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5월 한 달 코스피에서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0조원 넘는 한국 채권을 사들이며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장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0조5784억원에 달했다. 통계 관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2007년 11월 10조4850억원 어치의 국채를 산 게 최대였다.
주로 국채(6조6805억원)를 중심으로 순매수했고 통화안정채권(3조6167억원) 순이다.
반대로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코스피 2조56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지난해 10월(3조9988억원 순매도) 이후 7개 월만의 최대 규모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과 채권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의 성격이 다르고 투자 목적도 다른 데 따른 것이라고 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 가운데 한국 주식을 사는 기관과 채권을 사는 기관은 분리돼 있고, 그 목표도 다르다"며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주식시장은 이머징(신흥시장) 쪽에 있지만, 한국 채권은 거의 선진국 수준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면서 한국 국채 수요도 늘어난 것이란 진단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입장에서 재정거래 이점도 늘어났고, 한국의 신용도가 높은 편인 만큼 장기투자 매력도 있다고 평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고 한국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어 외국인들이 원화 채권 매수 비중을 늘린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