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지난 몇 년간 오뚜기의 반격에 힘을 쓰지 못하던 농심이 올해 들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라면 건면을 앞세워 짜왕 이후 오랜만에 신제품 시장을 주도하면서 오뚜기에 내줬던 라면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농심의 라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44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출시한 신제품 신라면 건면이 출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을 견인했다. 신라면 건면은 출시 2개월 만인 4월까지 1800만개가 팔리며 왕뚜껑, 오징어짬뽕 등을 제치고 3월 매출 톱 1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신라면 건면의 활약이 더 고무적인 것은 농심이 이를 앞세워 오랜만에 라면 시장 이슈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농심은 최근 업계 2위 오뚜기의 추격전에 쫓기는 입장이었다. 2015년만 해도 60%를 웃돌았던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지난해 말 54%까지 추락했다. 이러는 사이 오뚜기의 대표 라면인 진라면은 신라면 아래 2위권을 형성했던 짜파게티·너구리·안성탕면·육개장을 모두 뛰어넘었다. 저가 정책을 내세우면서 판매량 기준으로는 신라면을 점유율 3%포인트까지 따라붙기도 했다.

프리미엄 짜장 라면 시대를 열었던 짜왕 이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선보이지 못했던 농심에게 신라면 건면의 활약이 절실했던 이유다.

실제 올해 들어 농심과 오뚜기의 격차는 다시 벌어지는 추세다. 지난 1분기 오뚜기의 면류 매출은 1770억원으로 농심 라면 매출과 2674억원의 격차를 나타냈다. 오뚜기가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 전분기 대비 13% 감소한 매출을 보인 반면 농심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차이를 벌렸다.

농심으로서는 라면업계가 블루 오션으로 점찍는 건면 시장에서 활로를 찾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국내 건면 시장은 전체 라면 시장의 5% 수준에 불과하다. 그간 농심이 후루룩국수, 둥지냉면 등 꾸준히 건면 제품을 선보였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하지만 신라면 건면이 성공을 거두면서 건면 시장의 가능성이 재평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건면 시장 규모는 1410억원으로 2015년 791억원 대비 배 가까이 증가했다. 라면 왕국 일본에서 건면이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면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농심이 2분기 이후 신라면 건면의 호조와 함께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 신제품 출시 효과가 2~3분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면을 통해 신규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는 동시에 경쟁 우위도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2분기 이후 신제품 판매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농심이 신라면 건면의 선전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신라면 건면을 구매하는 소비자. <농심 제공>
농심이 신라면 건면의 선전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신라면 건면을 구매하는 소비자. <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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