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피 박스권 긴 여정 시작됐다”
연초 이후 가치투자 펀드 고른 수익률
2011~2015년 횡보장서 40~50% 두각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2000년대 공모펀드 전성시대를 이끈 강방천, 이채원, 존리 등 가치투자 대가 3인방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뒤숭숭한 국내 증시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가치주 3인방 펀드'가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고 있어서다. 변동성이 덜한 실적주를 두루 담은 덕에 부진한 증시 속에서도 탄탄한 성과가 빛을 발했다. 통상 가치주 펀드 수익률은 증시가 하락 또는 횡보하는 시점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린 사례가 많아 가치주 펀드로 투자자금이 쏠릴지 관심이 높아진다. 불안한 증시, 주가를 견인할 호재도 없어 장기간 박스권 내 등락이 예상되고 있어 가치주 랠리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강방천 회장이 설립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21개 펀드가 모두 고른 성과를 낸 가운데,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9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0.71%로 1%에도 못 미친다는 점과 비교하면 약 11배 높은 성과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갖는 투자철학의 핵심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치주에 투자하자'로 요약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가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전날 기준 6.9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6년 설정된 이 펀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가치주 펀드로 꼽힌다. 설정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135.23%다.

존리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메리츠자산운용의 60개 펀드 역시 연초 이후 평균 13.36% 수익률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그가 담는 종목은 업종을 불문하고 시장 지배력이 있으면서도 장이 좋을 때 주가가 오르고, 장이 나쁠 때는 방어력을 가진 특징이 있다.

이들은 국내 증시가 언제 호전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꾸준히 소비재 위주로 투자한 가치주 펀드들이 빛을 볼 것으로 입을 모아 말한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강방천 회장과 이채원 대표는 공통되게 장기 박스권의 역사 속 수많은 가치주가 선전했던 2011~2015년 당시를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코스피가 2100과 2250 사이에 갇히는 굉장히 긴 박스권의 여정은 이제 시작됐다"며 "과거 박스권이나 하락장에서 시장 평균값 이상을 찾는 가치주 액티브가 늘 이익이 났듯 지수가 크게 낙관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가치주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채원 대표도 "통상 박스권 인식이 확산되면 가치주가 약진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며 "가치주 펀드가 대활약하며 40~50% 수익을 내던 2011~2015년과 올 하반기가 여러 측면에서 오버랩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코스피 레인지는 2000~2300 수준"이라며 "지난 4년 간 쭉 쉬었던 중소형 가치주와 성장주 간 밸류에이션 갭도 벌어진 만큼 가치주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존리 대표는 역발상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보면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내며 꾸준히 예측이 가능한 가치주까지도 말도 안 되게 빠졌다"며 "가치주 중에서도 미중 무역분쟁에 의해 과도하게 빠진 종목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왼쪽부터)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각 사 제공.
(왼쪽부터)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각 사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