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최근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고무줄 분양가 논란이 거세진 것과 관련해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하기로 했다. 2016년 8월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해 '고분양가 사업장 분양보증 처리 기준'을 마련한 이후 33개월 만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는 "현재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분양가 심사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행 심사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다음 달까지 개선안을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HUG는 '보증 리스크 관리'라는 명분을 앞세워 서울 25개구, 경기도 과천·광명·하남·성남 분당구, 세종,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수영구·동래구 등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규정하고 분양보증서 발급에 앞서 분양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 인근 지역에서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직전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분양가를 제한하고, 만약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없는 경우에는 직전 분양가의 최대 110%까지 인상을 허용한다.
HUG의 분양보증서가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분양승인에도 문제가 생기고 금융권의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분양가 통제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서울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HUG의 분양가 심사와 관련한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달 초 분양된 방배그랑자이는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주상복합 등 제외) 기준 최고가인 3.3㎡당 평균 4657만원에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했다. 2년 전 인근에서 분양된 방배아트자이 분양가와 비교해 3.3㎡당 1000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HUG는 지난해 12월 서초구에서 분양된 디에이치 라클라스 평균 분양가와 같은 수준이라고 판단해 분양보증서를 발급해줬다.
이를 두고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서초구라 해도 동별 차이는 인정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이런 논리라면 강남구 압구정동과 일원동의 분양가도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HUG의 오락가락식 분양가 산정 방식 논란은 과거부터 이어졌다. 나인원 한남은 지난해 최고급 아파트를 표방하며 당시 역대 최고가 분양이 예상되자 HUG는 동일 구도 아닌 성동구 성수동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분양가를 잣대로 들이대 분양이 9개월 이상 지연됐다. 나인원 한남은 결국 분양보증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임대후 분양'으로 사업방식을 전환했다.
개선안이 분양가 산정과 관련한 불만을 완벽하게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이번에 HUG가 승인한 고분양가 단지는 그만큼 미분양 위험도 커졌다고 봐야 한다"며 "분양가를 안정시키는 HUG 심사의 순기능은 살리면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는 고무줄 잣대는 명확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서울 등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보증서 발급을 위해 적용하던 분양가 심사기준을 2016년 8월 이후 33개월 만에 바꾼다. 사진은 이재광 HUG사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