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일몰법'은 폐기됐지만
연장 논의 여야 갈등 속 표류
KT 사실상 규제 계속받는 셈
딜라이브와 '빅딜'도 물거품



유료방송 합산규제 도입 여부가 또 5월을 넘길 전망이다.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고 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까지 방송 규제 권한을 둘러싼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법안 처리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 기한(3년)이 돼 폐기됐지만, 일몰 후에도 1년 동안 논의를 매듭짓지 못하면서 KT에 대한 점유율 규제가 사실상 지속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당초 22일 과기정통부에 방통위 의견을 더한 유료방송 규제 개선안을 제출받았지만, 방통위와 의견 조율이 또 빠졌다.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와 이날 저녁부터 다시 의견을 절충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양 측의 의견 합치는 사실상 불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방통위안을 '패싱'하고 안건을 따로 제출해 논란을 빚었다. 이어 22일에도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입장을 조율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가 KT의 유료방송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딜라이브 대주주인 KCI(국민유선방송투자)의 디폴트(부도)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 합산 점유율 상한(33.33%)을 두는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점유율 31.07%(IPTV+위성방송)를 기록한 KT가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3.92%, 'LG유플러스+CJ헬로' 24.54%로 KT에 비해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가 가능하다.

합산규제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KT와 딜라이브의 M&A도 사실상 물거품 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미 KT의 M&A 전략은 올스톱된 상황이고, 딜라이브도 채권단이 M&A 보다는 오는 7월 도래하는 1조40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를 또다시 연장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료방송 업계 한 관계자는 "2015년 합산규제 도입 때부터 유료방송 합산규제 추가 연장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국회에서 합산규제 1년 추가 연장안을 도입하는 것이 유력해 보이지만, 국회 차원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방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신용현 의원도 최근 "국회는 반드시 필요한 규제개혁 법안조차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빠른 시간 내에 법안소위를 개최해 시급한 법안들을 처리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유료방송 요금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승인제를 신고제로 완화해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방통위는 기존 승인제를 유지하고 시장지배력이 높은 시장집중사업자에는 인가제를 요구할 방침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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