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72회 세계보건총회(WHA).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 개정안(ICD-11)이 통과되면서 전 세계 게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게임업계는 ICD-11의 국내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나설 나설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회 WHO 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ICD-11 안이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총회 전체회의 보고 절차를 완료하면 개정은 마무리된다. ICD-11은 2022년부터 적용된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관계부처 및 기관간 논의를 거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등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 정부는 이날 총회에서 "ICD-11 개정 노력이 과도한 게임 사용의 부작용을 예방, 치료하는 정책 근거 마련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의학적 개입이 필요한 게임사용장애 기준을 신중히 설정해 개정안이 실효성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의 질병분류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업계는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게임 관련 88개 단체로 구성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공대위)'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더불어 국내 도입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게임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최대한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공대위 출범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으로는 토론회·공청회 개최, 부처 항의방문 등을 고려하고 있다.
공대위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권리인 게임을 향유하는 과정에서 죄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며 "근거가 없어 계류되거나 인준 받지 못한 게임을 규제하는 다양한 법안이 다시 발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막대한 타격이 우려된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한 성장 둔화, 인재이탈로 인한 성장동력 약화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앞서 이덕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향후 3년간 국내 게임시장의 손실이 최대 1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당장, 게임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선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적용되는 오는 2022년 전에 다른 업계로 이직해야겠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중독물질 지정으로 인한 추가규제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게임중독세' 신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임중독세는 게임중독 예방 혹은 치료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명목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지난해 열린 국정감사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의원은 "게임중독자 치료를 위한 게임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게임업체에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