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TV방송에서 한미 양 정상의 녹취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와대는 곤혹스러워진 모습이다.

외교부 직원을 엄중이 문책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미숙한 대응으로 불필요한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26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한 TV프로그램에서 양 정상의 녹취를 가지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틀째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의도적인 유출로 본다"며 "엄중히 문책할 것"이라고 했다. 연일 강공을 예고한 셈이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통화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한미 정상 간의 통화 내용이 3급 국가비밀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한반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강 의원의 주장을 두고 처음에는 기밀유출이 아닌 '사실무근'으로 대응했다. 청와대는 지난 9일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을 할 당시에는 "외교 관례에도 어긋나는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서 강 의원은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청와대는 강 의원과 연락한 외교부 직원이 드러나자, 지난 23일에는 "강효상 의원은 감찰 대상이 아니다. 저희가 가타부타 언급할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입장을 바꿨다. 청와대가 초기대응을 오락가락 하는 사이 기밀 유출로 논란만 커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정 의원의 말마따나 이날 정 의원의 발언이 공개된 것이라 하더라도, 기밀에 해당하는 2차 자료나, 녹취 등을 내부자로부터 전해들었다면 기밀유출"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기자나 정치인들이 정부로부터 소스를 받아 방송이나 기자회견에서 공개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청와대가 사실이 아니라는 거짓말을 해 논란이 계속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내용의 본질은 문 대통령이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매달리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문 대통령에게 까칠하게 했느냐"라며 "기밀유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본질은 뒷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해 "내가 방송중에 한 말에 기밀은 없다. 지금도 청와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을 받아서 확인한 것"이라며 "시사예능 방송의 성격상 소소한 양념은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라고 해명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재섭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