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 직전까지 갔던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이 15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하지만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서울시 재정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서울시버스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합의한 조정안을 보면 ▲임금 3.6% 인상 ▲2021년까지 정년 만 61세에서 63세로 단계적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5년 연장 등을 담고 있다. 임금 인상률은 애초 노조가 요구한 5.98%에 크게 못 미치고 앞서 타결된 인천 8.1%, 광주 6.4%, 대구 4%, 창원 4% 등보다 낮다. 하지만 서울 버스 기사 임금이 전국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노조로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낸 셈이다. 여기에 기존에 요구했던 정년 및 복지기금 연장도 조정안에 반영다.

노조 관계자도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본다"며 "서울시가 요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기존 재정으로 용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반면 사측은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피정권 이사장은 조정안 서명식 직후 "아쉬움이 많이 남는 협상이었다. 앞으로 사측 입장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시길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사측은 애초 '4년째 요금 동결로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애초 서울 버스 협상은 경기 등 다른 지역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 52시간제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은 데다 다른 지역보다 근무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서울 지역 조정에 앞서 대구, 인천 등 타 지역에서 속속 노사협상이 타결되면서 파업 동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작 협상 분위기는 달랐다. 노조 내에 다른 지역이 최소 4% 이상 인상안에 합의한 만큼 서울 지역도 비슷한 수준으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연 2500억 원에 달하는 서울시의 준공영제 재정 지원과 파업에 대한 비판 여론을 고려할 때 노조 쪽도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에 따른 버스 대란은 당장 피했지만,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시의 재정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6월 이후 요금이 4년째 동결되면서 시의 재정지원금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5년 2512억 원, 2016년 2771억 원, 2017년 2932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5402억 원이 버스 적자분을 메우는 데 투입됐다. 올해도 291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적자분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예상이다.

버스요금 인상은 피했지만 결국 시민 주머니에서 나오는 세금이 추가로 투입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 이원목 교통기획관은 "늘어난 비용을 추가로 보전해줘야 하는 만큼 재정지원액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수백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정확한 금액은 추산해봐야 안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서명하는 서울 버스 노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5일 파업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 서정수 노조위원장과 피정권 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조정안에 서명하고 있다. 2019.5.15      pdj6635@yna.co.kr  (끝)
서명하는 서울 버스 노사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5일 파업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 서정수 노조위원장과 피정권 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조정안에 서명하고 있다. 2019.5.15 pdj6635@yna.co.kr (끝)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타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5일 파업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 서정수 노조위원장(왼쪽 두번째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피정권 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5.15      pdj6635@yna.co.kr  (끝)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타결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15일 파업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 서정수 노조위원장(왼쪽 두번째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피정권 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5.15 pdj6635@yna.co.kr (끝)
버스파업 임박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전국 버스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송파공영차고지에 버스가 주차되어 있다. 서울시버스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 막판 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15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2019.5.14      saba@yna.co.kr  (끝)
버스파업 임박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전국 버스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송파공영차고지에 버스가 주차되어 있다. 서울시버스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 막판 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15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2019.5.14 sa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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