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호황·인센티브 지원 효과
경쟁력 확보 시장주도권 선점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부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에서 행사 참가자들이 '첫 삽 뜨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부지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에서 행사 참가자들이 '첫 삽 뜨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롯데를 비롯해 삼성·SK·LG·한화 등 국내 주요 그룹들도 대미(對美)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압박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 미국 경제의 호황과 각종 인센티브 지원 등 투자 환경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실리콘벨리로 대표하는 4차 산업혁명의 용광로로 꼽히고 있는 만큼,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로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효과도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정책·기업규제 리스크가 높은 우리나라 보다 오히려 미국시장의 투자매력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까지 1단계, 2025년까지 2단계 개발까지 진행해 연 2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총 50억 달러를 투입해 50GWh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 등 가전 공장을 건설하고 가동을 서두르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미국 미시건주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며, 최근 수요 확대에 힘입어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한화큐셀코리아는 미국 조지아주와 태양광모듈 생산공장을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GS그룹의 발전 계열사인 GS EPS의 경우 국내 민간 발전회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력시장에 진출했다. GS EPS는 미국 뉴저지주 린든시에 있는 972㎿ 용량의 린든 가스발전소의 보통주 10%를 인수했다.사실 이 같은 미국 현지 투자 움직임은 비단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등도 마찬가지다.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은 최근 위스콘신주 제조단지 건립 계획을 재확인했다. 최대 100억 달러(약 11조 원)를 투자하고 1만3000명을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이다.재계에서는 이 같은 대미 투자 확대 움직임이 단순히 트럼프의 보호무역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4월 실업률은 49년 동안 가장 낮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에 이르는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 지방정부의 우호적인 투자 인센티브 등도 현지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배터리 공장 위치 선정과 관련, 현지 지방정부의 '기업친화적 자세'를 꼽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미국은 주요 시장이면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많이 갖고 있어서 협력 필요성이 더 커진다"며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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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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