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3기 신도시 직접 영향권에 놓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 고양시 일산서구와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분노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일산과 파주 운정 지역은 지난 1년간 공시가격이 수천만원 하락하고, 집값도 1억원 이상 급락했다. 주민들은 이 지역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했음에도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또다시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해 공급 폭탄으로 집값이 아예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망연자실하다 못해 분노가 극에 달한 이에 주민들은 2차 촛불 집회를 예고함과 동시에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14일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일산서구의 랜드마크 단지 중 한 곳인 하이파크시티 일산 파밀리에는 전용 173.77㎡ 공시가격이 작년 1월 약 4억원에서 올해 1월 3억7600만원으로 2400만원 하락해 낙폭이 컸다. 2588가구 대단지인 큰마을대림도 전용 84.73㎡의 공시가격이 작년 1억8700만원에서 올해 1월 1억7600만원으로 1100만원 떨어졌다.

일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7년 8·2부동산 대책 직전 대비 지난달 아파트값 하락률이 -2%로 수도권 조정대상지역 중 낙폭 가장 컸다. 주엽동 강선마을 14단지는 전용 84㎡이 최근 5억9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 하락한 매물이 나왔다.

일산서구는 주택 거래량도 쪼그라들어 최근 2년 새 31%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1∼3월 누적 거래량이 721건으로 작년 1년치 거래량의 15% 수준에 그쳤다. 일산에서는 미분양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최초 분양가보다 최고 40% 저렴한 폭탄세일이 10년째 진행되고 있다. 파주도 올해 1∼3월 누적 거래량이 753건으로 작년 전체 거래량인 4008건의 19%에 그쳤다.

일산서구와 파주 주민들은 3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분노가 극에 달한 일부 주민들은 지난 12일에 이어 18일 2차 집회와 함께 대규모 집단 소송까지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3기 신도시 공사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지정 취소를 요구할 예정이다.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주민만 100여 명이 넘는다.

이승철 운정신도시연합회 회장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운정신도시는 하우스푸어가 많은 베드타운으로 알려졌고 미분양의 대명사로 최초 분양자를 피눈물 흘리게 하는 할인분양까지 감수하며 살아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최초 분양가라도 회복할 수 있게 해주고, 교통 지옥에서도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교통망도 확충해달라"고 주장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지난 2월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3기신도시 반대연합회 주민들이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요구하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해당 지역자치단체장의 3기신도시 발표 사진에 물주머니를 던지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3기신도시 반대연합회 주민들이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요구하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해당 지역자치단체장의 3기신도시 발표 사진에 물주머니를 던지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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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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