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검찰을 허수아비 만들뿐"
警 "과한 검찰 권력 제한해야"
문무일 주중 공식 입장 밝힐듯
공개적인 공방 최대한 자제속
서로 "국민위한 것" 명분쌓기 주력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상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상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에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반발을 계기로 수사권조정 문제가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검찰과 경찰이 서로 여론전을 펼치며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둘 모두 진정한 '민권 실현'을 위해 서로의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두 기관 모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 자칫 '사법집행의 권력'을 놓고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문무일 총장은 다음 주 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수사권조정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일단 검찰과 경찰은 공개적인 공방은 서로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2일 경찰청은 수사권조정안에 대한 문 총장의 반발과 관련해 설명자료를 내고 수사권조정 법안은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의 통제방안을 강화했다고 반박했다. 자료 제목에서 보듯 반박이 아니라 설명이라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검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외순방 중이던 지난 1일 '수사권조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입장표명을 시작으로 공개반발을 이어오던 문무일 검찰총장은 8일 이후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집단반발 기류를 보이던 일선 검사들도 검찰이 기득권 지키기에 나섰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일단 자제하는 모습이다.

대신 검·경 모두 자신들의 입장이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명분 쌓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일부 검찰 고위간부들이 수사권조정 반대 근거로 "실효적 자치경찰제안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의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두 기관 모두 내부는 끓는 물과 같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지방의 한 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을 통해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 외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법안"이라며 "올바른 사법처분을 위해 성심을 다해온 대한민국 검사라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법안"이라고 토로했다.

재경지검의 또 다른 검사도 "수사권조정안은 과거부터 경찰에서 자신들이 수사의 전문가이니 수사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라는 주장이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할 말은 해야 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법원행정처와 대검찰청 고위간부가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수사권조정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검찰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검찰이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명분으로 삼는 데 대해 경찰은 "수사권조정은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제한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정보경찰의 불법 활동에 대한 검찰 수사는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 진행에 따른 여론의 변화에 검찰은 물론 경찰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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