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경유차에 대한 정부의 임의설정 여부 조사가 예정보다 반년이나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등에 따르면 작년 12월 발표하기로 예정했던 벤츠와 아우디 등 경유차 6종에 대한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 등 임의설정 여부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사 당국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발표를 할 예정"이라면서도 "아직 두 업체(벤츠와 아우디) 중 마무리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차종은 아우디 A6 40 TDI 콰트로, A6 50 TDI 콰트로, A7 50 TDI 콰트로와 벤츠 C200d, C220d, GLC220d 등 모두 6개 차종이다. 아우디의 경우 국내서 6643대, 벤츠는 2만8077대를 판매했다.
정부는 아우디가 문제의 경유차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선택적환원촉매(SCR)의 요소수 분사와 관련, 요소수 탱크에 남은 양이 적을 때 일부 주행조건에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요소수 분사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늘어나게 된다. 벤츠 역시 유사한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지난 6월부터 아우디 A6 50 TDI 콰트로, 벤츠 C200d, GLC220d 등 3종을 선정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 차종은 3종이지만, A6 50 TDI 콰트로는 나머지 2종과 같은 엔진을 적용했고, 벤츠 역시 C200d와 C220d가 같은 엔진을 얹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답을 내놓지 못한 것은 사실상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차가 달릴 때 배출가스가 나오면 요소수를 뿌려야 하는데, 명확하게 어떻게 하는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쁘기는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 요소수를 적게 분사하는 게 아니라 복합적일 때 작동하기 때문에 똑같은 조건에서 재연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업체 측이 로직을 공개하지 않으면 사실상 파악하기 힘들다고 봐야한다"며 "운전조건, 외부조건 등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질소산화물을 얼마나 배출하는지를 증명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배출가스 특성이라는 부문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면서도 "상반기 중에는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업체 측이 정부의 요구대로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조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출가스 관련 자료를 내부 기밀사항으로 분류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