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마찰 심화…H지수 쏠림 다시 가속화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최근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홍콩H지수(HSCEI) 비중이 높은 ELS(주가연계증권, ELB 포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H지수 급락 영향에 ELS 파동을 맞았던 2015년 이후 다시 홍콩H지수 쏠림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LS 전체 발행규모에서 지난 4월말 기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점유율은 전체의 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ELS 발행규모는 8조5115억원을 발행한 전월보다 6760억원 늘어난 9조1875억원이 발행됐다. 올들어 발행규모와 잔액이 계속해 늘어난 결과다.
특히 홍콩H지수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경각심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잔액은 지난달 기준 7조5334억원(81.99%)에 달한다. 유로스톡스50 ELS와의 격차 또한 빠르게 추격 중이다. 유로스톡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잔액은 지난 달 기준 8조431억원 수준이다.
2015년 1~4월 발행액 기준 약 7조원에 달하던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던 ELS 발행잔액은 금융당국의 홍콩H지수 발행자제령이 떨어지며 이듬해 같은 기간 약 4억원대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부터 편입 비중 상승이 가속화한 상태다. 홍콩H지수의 ELS 발행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자율규제안이 지난 2017년 말을 기점으로 일몰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관세폭탄과 투자금지로 미국·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점차 가열되는 양상인데다 불안이 가중되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슈는 자칫 중국 증시의 변동성을 더욱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H지수는 최근 미중 무역협상 비관론이 불거지자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 이날 홍콩H지수는 1%포인트 넘게 빠지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대중 관세 위협과 중국의 협상 취소 움직임에 반응한 결과다. 당일 2.7%포인트 빠지며 1만1260.60에 거래를 마친 홍콩H지수는 전날에도 장중 낙폭을 키우며 들쭉날쭉 주가 변화를 보이다 소폭 상승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칼자루를 쥔 건 미국이고 트럼프의 의지가 강한 만큼 상당한 마찰 비용이 들더라도 중국으로부터 큰 범위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양자 간의 최종 타결이 쉽지 않은 이유고 상당 기간의 진통과정에서 시장의 출렁임은 적어도 세 차례 이상 반복될 수 있어 중국 관련 지수에 대한 시각은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해당 지수가 폭락한 2015년 당시 수천억원대 손실을 피하지 못한 증권업계의 쓰린 경험이 되살아나는 이유다. 자칫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홍콩H지수가 또 한번 급락이라도 하게 되면 제2의 ELS 파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LS 제조과정에 작용하는 규모의 경제에 의해 특정지수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헤지비용과 유동성 측면을 고려하다 보면 사실상 불가피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 지수가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은 분명 탈이 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그는 "투자자들은 과거 상황이 미래에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다는 점과 한 번 녹인이 나면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차현정기자 hjcha@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