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염두에 두고 쓴 작품… 출연 결정 맞는 연기 무척 어려워 몸살도 걸려 대로변 차량 추격신 가장 기억에 남아 여러 직업으로 사는 배우 잘 선택했죠
영화 '걸캅스'의 주연배우 라미란(제공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걸캅스' 스틸이미지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걸캅스' 배우 라미란
'응답하라 1988', '막돼먹은 영애씨'를 보면서 옆집 아주머니처럼 푸근한 느낌의 '배우 라미란'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감독)로 처음 대중에 그를 알릴 때도 우는 아이를 달래며 살림살이에도 바빴던 평범한 엄마, 연극배우 라미란이었다. 데뷔작인데, 노출 장면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늘고 길게 배우활동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이 어느 덧 14년이란 세월과 맞바꾸게 됐다.
라미란은 영화 '걸캅스'로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 그는 "액션스쿨을 한 달 바짝 다녔죠. 하루 2시간 했나. 힘들어서 오래 못했거든요. 평소 운동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금 하다 보면 호흡이 곤란해져요, 하하! 전 공부도, 대본 읽은 것도 벼락치기로 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뭐든 목표만 생기면 단 번에 몰아 부치는 게 특기인 셈입니다"라고 웃었다.
주연배우 라미란, 굉장히 부담이 됐다고 했다. 라미란은 "첫 촬영할 때 현장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조연이나 단역이면 그 장면에만 충실하면 되는데, 제 분량 외에도 신경 쓸 일이 많아져요. 정신없이 영화 속 사건을 쫓다 보니 어느 덧 촬영종료? 이제 관객들의 솔직한 평가만 남은 거 같아요. 지금은 다 내려 놓았습니다!(웃음)"
솔직하다 못해 인터뷰 내내 연기하나 싶었다. 함께 호흡한 막내 동생같은 이성경·최수영의 호흡도 좋았지만, 같은 연극배우 출신으로 오랜 연기생활을 해왔던 염혜란 배우가 있어 결코 '걸캅스' 현장이 외롭지 않았다고 했던 라미란이다. "저랑 윤상현 오빠가 가장 고령자예요. 감독님부터 스태프들 모두가 젊고 혈기 왕성했죠. 그래서인지, 통통 튀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잘 나온 듯 해요. 특히, 이성경 씨는 흥이 많은 친구라 제가 미 소리를 내면 라 정도? 키를 올려 주죠. 반면에 애늙은이 같아 자기 몸은 정말 잘 챙겨요.(웃음) 어린이(?) 영양제도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요. 영화 내내 욕 잘하는 수영이는 본래의 모습 같다는, 후훗! 제가 아는 두 사람은 여성스럽고 예쁜 이미지였거든요. '걸캅스'를 만나면서 본인들 캐릭터를 마구마구 깨주는데 두려움이 전혀 없었던 거 같아요. 배우들 호흡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한국영화에선 보기 드문 걸크러쉬 액션영화라 거친 몸싸움에 혹여 아찔한 순간은 없었는지 물었다. 라미란은 "살짝 스크레치가 생기는 정도? (웃음) 맞는 연기가 많아지면 몸살이 살짝 걸리긴 했어요.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정말 어려웠고 연습도 많이 했거든요. 기억에 남는 장면은 사전에 서울시 협조를 받아 강남대로를 누비며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과, 코엑스 전시장에서 마지막 사투를 벌일 때가 좋았어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걸캅스'란 타이틀 때문에 '투캅스'가 생각난다고 했다. 이에 라미란은 "어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비슷한 건 인정하지만, 여성 둘이서, 그것도 (영화 흐름 상) 형사 신분도 아닌 일반인이 주인공이란 게 다른 점이죠. 저 또한 제목이 마음에 들진 않았어요. 촬영을 할수록 복고 느낌도 나고, 투박하고 현실감 있는 장면들도 많고요. 전 오래된 형사였고, 성경 씨는 악과 깡만 있는 형사였으니 악당에게 많이 맞는 장면도 나왔고..어벤져스처럼 잘 싸우는 캐릭터는 아닌 거 같아요"라고.
'걸캅스'는 배우 라미란을 두고 쓴 작품이라고 했다. "어떻게 나와도 출연은 했어야 했다"고 말한 라미란은 "계약서에 서명하기도 전에 제 회사에서 구두 약속을 했어요.(웃음) 이 나이에 액션을 하라고 해서 걱정이 컸는데, 해보고 칭찬을 받으니까 혼자 '걸캅스2' 출연을 꿈꾸기도 하고요, 하하! 비록 예능이었지만 유격도 해봤고, 작년 여행가서 스카이다이빙도 해본 게 저라면 액션 이미지가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봤어요. 최대한 이미지가 겹치치 않게 작품 선택을 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닌 거 같아요. 그러다가 쉼이 필요하면 가끔 예능 출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연극 무대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잘 버티면 기회가 온다고 말한 라미란. "주연 배우를 했지만,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주인공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제가 앞으로 주인공을 몇 번이나 할 지 의문이고요.(웃음) 그동안 좋은 작품, 사람들 만나 여기까지 온 걸 생각하면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너무 제 얼굴이 알려져서 부담도 돼고요. 전 가늘고 길게 연기하고 싶습니다, 평생요!"라고 연기 열정을 아낌없이 드러낸 그였다.
가족 특히, 남편은 라미란의 배우활동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했다. 라미란은 "측근들에게 제 소식을 접하는 남편입니다. 전 오히려 그게 편하고요. 시댁, 친청 어르신들도 마찬가지고요. 제 출연작 시사회도 잘 안 부릅니다. 가족들은 제가 그냥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걸로만 아시는 듯 해요. 저 또한 흘러 가도록 내버려 두는 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생각해요. 뭔가 해야겠다고 발버둥을 치면 결과도 좋지 못하고..연기를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해요. 그런 절 감독님들이 잘 봐주신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스스로 "지구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 일을 오래 못하는 거 같아요. 배우를 선택해서 여러 직업으로 살아보는 게 정말 제게 꼭 맞는 거 같습니다. 영화 '걸캅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영화에는 사회적 메세지도 담고는 있지만 경각심을 일깨워줄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배우 라미란으로 평생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걸캅스'는 5월 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