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GP철수 그나마 성과
비핵화 운전대論 한계에 봉착도



문재인정부 2년 진단

외교·안보


"한반도의 봄 같지 않은 봄이 머물고 있다."

최근 우리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평이다. 북과 대화의 물꼬를 열면서 급속히 봄기운이 퍼지는 듯싶더니 다시 춘풍(春風)이 한풍(寒風)으로 바뀐 것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북핵 해결을 위해 북한 눈치만 보는 사이 주변국 외교는 크게 후퇴했다는 점이다. 중국과 사드갈등이 지속되고, 일본과의 사이는 역대 가장 나쁘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미국과는 우리 정부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되풀이해 말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가 아니라 '한반도 문제의 승객'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정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우리 외교·안보 분야는 '북핵 해결에 몰빵'으로 요약된다. 실제 성과도 적지 않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지키는 남북한 군인들은 총을 내려놓았고,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비무장지대(DMZ)의 감시초소(GP)는 허물어졌다. 남북한 최전선 대립과 갈등의 지역엔 평화둘레길이 만들어졌고 그곳엔 냉전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한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는 점에서 분명한 성과다. 모두 문 정부가 북과 대화의 물꼬를 튼 때문이다.

2017년 5월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숨 돌릴 틈조차 없이 이어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그해 9월 북한의 역대 최고강도 핵실험(6차)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하는 와중에도 문 대통령은 베를린에서 천명한 대북 기조를 견지했다. 2017년 7월 6일 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을 통해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포괄적으로 접근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이른바 '베를린 구상'을 천명했다.

이런 인내는 작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와 고위급 대표단 방남을 고리로 극적인 국면 전환을 리드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작년 3월 대북, 대미 특사 파견을 통한 한국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 속에 이뤄진 남북미 3국의 '톱다운' 외교는 작년 4월과 5월, 9월 각각 개최된 남북정상회담과 작년 6월 제1차 미북 정상회담 등 역사적인 정상외교로 이어지며 한반도의 봄을 기대케 했다.

2008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북핵 협상이 10년 만에 재개되고, 남북 간 9·19 군사합의에 따른 GP 시범 철수(남북 각각 10개 GP 파괴) 등 구체적 성과들도 이어졌다.

그러나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이후 지금까지 상황은 한반도 평화가 아직 여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 4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전술유도무기' 몇발에 한반도 정세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년간 문 정부가 만들어온 평화가 작은 충격에도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등 주변국들이 인내로 대응하고 있지만, 향후 한반도 정세는 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양상이다.

문 정부가 북핵의 대화국면 조성에 매달리는 사이 주변 주요국들과 외교는 분명히 퇴보 혹은 악화했다. 사드 갈등이후 중국은 우리보다는 북과의 관계 개선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희망하는 한반도 평화 정착에 문 정부가 지지해주는 차원에서라도 우리와 관계 개선을 할 만하다 싶지만, 중국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다.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관계가 악화한 상태다. 미국과도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는 모양새다. 문 정부 출범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4개국 특사 파견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 외교는 주변국들의 지지 속에서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외교는 갈수록 한반도 주변국 외교에서 고립 노선을 걷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가 다른 누구도 아닌 북만 쳐다보는 사이 북은 중국, 러시아와 가까워졌고 일본 역시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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