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간 적법 여부 놓고 팽팽
한국식품연구원 감사가 정부출연 연구기관 처음으로 임기 도중에 해임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임을 당한 김모 감사 측은 "감사활동의 독립성을 위축시킨 결정"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는 반면에 해임을 의결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측은 "인사권에 대한 부당 간섭과 불수용에 따른 적절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특히 해임 결정에 대한 적법성과 공정성 여부를 놓고 기관장, 감사, 연구회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감사 해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결국 인사권한을 가진 기관장과 이에 반발한 감사 간 대립 관계에서 시작됐다. 지난 1월 초 박동준 식품연 원장은 신임 감사부장에 A씨를 임명하고, 감사부 소속 다른 한 명은 다른 부서로 전출시키겠다는 뜻을 감사에 전달했다.

그러나, 감사는 감사부 직원이 단 2명인 상황에서 나머지 한 명을 다른 부서로 보내면 감사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감사부 소속 직원을 감사부장으로 발령내 줄 것을 요청했다.

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를 감사부장으로 인사발령을 내자, 감사는 "'인사발령 취소 및 신임 감사부장 인사발령 요청'의 공문을 원장에게 보냈다. 연구원 규정에 따라 감사는 사전 협의 차원에서 특정 감사인을 추천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인사권자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인사를 했다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그러자, 원장은 "수용 불가" 입장을 공문으로 회신했고, 이후 감사는 상위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원장의 부당한 인사발령에 대한 취소처분'을 요청했고, 전 직원에게 신임 감사부장를 업무에서 배제시키겠다는 의사를 알렸다.

이에 대해, 연구회는 "원장의 인사를 부적법한 인사로 볼 수 없고, 이를 불수용하거나, 거부할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감사 업무배제 등 불이익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원만한 해결을 지시했다.

연구회는 3개월 가까이 김모 감사가 이를 시정하지 않고, 감사부장의 업무배제가 이어지는 등 개인적 피해가 커짐에 따라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이사회 내 분과위원회를 열어 감사의 인사 불수용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감사 해임결정을 내리고, 이사회에 건의했다.

김모 감사는 "취임 이후 내부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해 원장 재임 중 몇 가지 문제점을 적발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더 커진 것 같다"면서 "출연연 감사는 기관장과 동일한 임원 자격으로 기관장을 견제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인사권자의 인사를 거부하고, 반발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결정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신임 감사부장에겐 첫 대면 때부터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고, 감사활동의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알렸고,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저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 감사협회는 이번 사태에 협회 차원에서 향후 어떻게 대응할 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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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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