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準디플레이션' 보고서 저물가·경기부진 악순환 갈수도 투자 촉진책 등 선제대응 나서야 기준금리 인하 고려할 필요성도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준(準)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성장세 추가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전문가들은 '경제위기보다 더 무섭다'는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증폭되지 않도록 획기적 투자 촉진책 등 선제적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준(準) 디플레이션의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경기 부진에 0%대의 저물가가 계속되는 준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수요부진에 따른 물가상승률 둔화를 꼽았다.
현대연구원은 올 1분기 GDP갭률이 크게 하락하고, 국내 수요인 소매판매와 설비투자가 모두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마이너스(-) 0.3%를 기록해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았다. 또한 1분기 소매판매 증가율도 지난해 1분기 5.3%에서 올해 1분기 1.7%로 후퇴했고, 올 1분기 설비투자는 -19.5%나 급감했다.
현대연구원은 "저물가가 수요 측 요인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소비와 투자 감소, 그리고 저물가와 경기 부진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초과 세수에도 정부 재정정책이 크게 확장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점, 지난해 11월 기준금리가 오른 점도 총수요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근로자의 실질임금 증가에도 노동시장 부진과 원리금상환 등이 확대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 확대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연구원은 "소비지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30∼50대의 취업자 수와 실업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해 소비 수요를 제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성장세가 더 이상 소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투자 활력을 제고할 수 있는 재정지출의 확장적인 운영, 규제개혁 노력의 현실적인 결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차질없는 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연구원은 "내외수 경기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당장 실효성이 없을지라도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경기를 보다 활성화시켜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감세 정책 시행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연구원은 "지표물가는 낮지만 체감물가가 높은 현상은 삶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체감물가 안정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