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초반부터 방점을 찍은 '협치'가 2년째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문 대통령도 취임 일성으로 '통합 대통령'을 강조했다. 취임 후 열흘도 되지 않아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하면서 협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야당과의 불협화음은 2년 내내 계속됐다.

지난 2일 '원로초청 간담회'는 문 대통령 협의 의지에 물음표를 달도록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폐 청산이 전제 되야 협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청산되지 않고 남은 순수한 이들과 협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적폐청산 수사가 겨냥한 것이 누가 봐도 분명하다는 점이다. 세월호 사건 조사 방해 혐의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사를 대상으로 꼽혔다.

김학의 사건이나 장자연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이 직접 조사를 명했다. 법무부 장관은 바로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사건들의 수사를 예고했다. 이는 사실 현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검찰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조치들이어서 주목된다.

수사기관인 검찰의 독립성을 무시하면서 경찰을 통해 수사기관의 독립성을 확립하겠다는 묘한 논리를 내세우는 셈이다.

이 같은 현 정부의 문제점은 장관 인사 청문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15명이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되는 등 청와대는 인사 문제로도 야당과 수차례 갈등을 빚었다.

'협치 실종' 사태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정점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여야 4당이 공조해 추진한 패스트트랙 지정에 한국당은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했고, 이로 인해 볼썽사나운 '동물 국회'가 국회선진화법 도입 후 7년 만에 재연됐다.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당장 한국당의 장외투쟁 선언으로 국회 정상화는 당분간 요원해졌다. 이 때문에 당장 정부가 지난달 25일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타이밍'이 생명인 추경은 심의와 집행이 미뤄질수록 실효성이 떨어지게 된다. 강원 산불과 포항 지진 복구, 미세먼지 대책, 경기 대응 등의 내용을 담은 이번 추경의 특성상 '신속한 집행'은 더욱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모든 게 내년 4·15 총선을 통해 정치적으로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이 총선 승리를 통한 개혁입법 완수로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 국정운영 동력을 유지해 2022년 대선에서 '민주정부 4기'를 출범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각각 공천룰을 일찌감치 확정하고 총선에 출마할 인사들을 당으로 복귀시키는 등 '원팀' 기조 아래 차츰 총선 체제를 갖춰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 교체와 지방 적폐청산'을 구호로 내세워 압승,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정치 지형을 구축한 상태다.

민주당은 전국 광역단체장 17명 중 14명, 기초단체장 226명 중 151명, 광역의원 834명 중 653명, 기초의원 2천927명 중 1천638명을 각각 배출했다. 4년 전보다 광역단체 7곳, 기초단체 71곳을 추가 확보했다.

특히 '험지'로 분류되는 부산·울산·경남에서 광역단체 3곳을 석권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도 시장을 내는 등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했다.

지방선거 승리로 고무된 민주당은 이 기세를 내년 총선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7일 원외 지역위원장 총회에서 "125명의 원외 위원장들이 내년 총선에서 다 당선되면 우리는 240석이 되고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260석쯤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앞서 지난 4·13 보궐선거 결과가 민심의 흐름을 종잡을 수 없게 하고 있다. 특히 통영시장과 고성군수가 모두 민주당 사람인데도 해당 지역 국회의원 보선에서 한국당에 크게 패배한 경험은 민주당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첫째 주 77.4%에 달하는 국정 지지도를 기록했으나 지난주 49.1%로 크게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율도 같은 기간 53.9%에서 40.1%로 하락(리얼미터, 4월 29일∼5월 3일 전국 유권자 2018명을 대상으로 실시,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국무회의 주재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4.30      scoop@yna.co.kr  (끝)
국무회의 주재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4.30 scoop@yna.co.kr (끝)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재섭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