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침체·대어부재’ 속 “경기둔화 우려 커 증시 하락 압력 가중”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기업가치 100조원을 웃도는 우버 상장을 앞두고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다. 지난 10년 미국 증시를 이끈 5대 대형 기술주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뒤를 이을 새 성장동력 탄생이 본격화했다는 기대에서다. 증시 부진을 이유로 상장 예정 기업들이 연이어 IPO 시기를 미룬 탓에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국내 IPO 시장과는 온도차가 극명하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현지시간) 차량공유 플랫폼 기업인 우버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 약 105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우버의 시가총액은 2012년 상장 당시 페이스북 시총(95조원)보다 약 10조원이 더 많다. 우버 상장을 시작으로 미국 증시의 새로운 유니콘이 될 기업들의 IPO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기대를 키운다.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인 랙스페이스와 작업용 메시지 어플리캐이션 업체인 슬랙, 핀테크 기업인 로빈후드를 비롯해 보안플랫폼 업체인 클라우드플레어 등이 조만간 IPO를 마치고 상장을 예정한 상태다. 올들어 지난 3~4월 차량공유 플랫폼 업체인 리프트와 사진공유 플랫폼 기업인 핀터레스트 등이 상장을 마쳤고 아울러 글로벌 사무실 공유 업체로 국내에도 진출한 위워크(470억 달러), 피터 틸 트위터 창업자가 세운 빅데이터 분석 테러·범죄 예측 기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410억 달러), 세계적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310억 달러) 등도 상장 채비를 마쳤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했거나 상장 예정인 미국 테크 기업들의 규모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2012년 이후 상장된 벤처캐피탈(VC)이 투자한 주요 테크 기업과 비교해도 손꼽힌다"며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공유 플랫폼 기업이 기존 FAANG을 이어 새로운 주도주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상장이 예정됐던 '대어'들이 상장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며 전체 공모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회사는 4곳이다. 코스닥에서 이전 상장한 더블유게임즈와 상장명만 바꾼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실제 IPO로 상장한 기업은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2곳뿐이다.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25일 경영 투명성 문제로 상장 계획을 접었다. 첫 '조 단위' 공모 리츠 상장으로 주목받았던 홈플러스리츠는 청약 부진으로 공모를 철회했다. 올 초엔 현대오일뱅크가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에 매각하면서 상장을 연기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와의 분쟁으로 인해 상장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올초 우호적인 환경조성으로 상반기 IPO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단 분석이 지배적이었던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부진한 국내 증시가 변수로 작용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달러 강세, 원화 약세 구도가 공고해지며 국내 증시에 하락압력을 높이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IPO 흥행여부를 좌우하는 것에는 기업의 펀더멘탈과 밸류에이션, 공모구조와 기관경쟁률, 확정공모가 등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무엇보다 시장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진 탓에 국내 증시의 하락 압력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