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1∼4월 전년 대비 누계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치다.

모양은 자꾸 디플레이션을 닮아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하반기 상승의 기미가 있다"며 "디플레이션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디플레이션은 1930년 대공황 등의 전조다. 인플레이션보다 두렵다는 게 디플레이션이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가격 하락과 서비스 물가 상승세 둔화 영향으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7(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0.6% 상승했다.

4월 기준 물가상승률은 2015년 0.4%를 기록한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지난 1월 이후 4개월째 1%대를 밑돌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쌀(11.6%)과 현미(21.3%) 등 곡물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0.7% 올랐다. 배추(-47.1%), 무(-50.1%), 감자( -31.8%), 호박(-25.1%) 등은 하락했지만 달걀(8.5%), 양파(20.0%)등은 올랐다. 전달과 비교할 때 휘발유, 돼지고기, 달걀 등 주요 품목의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체감물가는 상대적으로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석유류 가격이 내리면서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대비 0.1% 하락했다. 공업제품 물가는 1∼4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2016년 1∼8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 기록이다. 휘발유(-8.5%)와 경유(-2.8%) 등 석유류가 5.5%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4%포인트 끌어내렸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쳐 1999년 12월 이후 처음 0%대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버스·택시요금이 인상됐지만, 통신비 감면과 건강보험 적용확대 등으로 0.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4%포인트 낮췄다. 택시요금은 1년 전보다 10.1% 올라 전체 물가를 0.07% 포인트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집세는 전세 가격이 0.4% 상승했지만, 월세가 0.5% 내리면서 보합을 유지했다. 개인서비스는 전년동월대비 1.7% 올라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올렸다.

일각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상승률이 0%대인 이유는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석유류가 하락했으며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둔화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상황을 디플레이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29일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저물가 원인 및 동향' 보고서를 내고 최근과 같이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의 저물가는 소비와 투자를 지연시켜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서영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저물가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인니 등 주요 신흥국 뿐 아니라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 연구원 역시 디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치다고 평했다. 다만 보고서는 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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