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국토교통부가 이웃 간 분쟁과 갈등을 일으키며 최악의 경우에는 살인까지 일어나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고자 운영해왔던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가 총체적인 부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은 완충재 품질 성적서를 조작해 성능인정서를 발급받는가 하면 시공절차를 어겨 견본세대에서 층간소음 차단 구조의 성능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본시공을 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2일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문책 1건, 주의요구 7건, 통보 11건 등 총 19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 국가기술표준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됐다. 감사원은 이 기간 LH·SH가 시공한 22개 공공아파트 126세대와 민간회사가 시공한 6개 민간아파트 65세대 등 총 191세대의 층간소음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의 96%에 달하는 184가구가 사전에 인정받은 성능등급(1∼3등급)보다 실측 등급(2등급∼등급 외)이 하락했고 60%에 해당하는 114가구는 최소성능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층간소음 저감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감사한 결과 사전인정·시공·사후평가 등 제도운영 전 과정에 걸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이 LH·SH가 공사를 진행 중인 126개 현장을 확인한 결과 111개 현장(88%)이 시방서 등과 다르게 바닥구조를 시공했다. LH는 성능을 인정받은 바닥구조라도 견본세대에서 성능을 확인한 후 본 시공을 하도록 했는데 일부 현장에서는 시공상 편의, 공기단축 등을 이유로 견본세대에서 성능을 확인하지 않거나 본 공사에 착수한 뒤 성능을 측정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장에 반입되는 완충재는 품질검사를 거쳐 기준에 적합한지 확인한 후 시공해야 하는데도 감사 기간에 확인한 57개 현장에서는 품질시험 성적서가 발부되기 전 시공에 착수했다.
준공 시점에 지자체 요구 등으로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측정한 공인측정기관은 측정 결과를 최소성능 기준에 맞추기 위해 측정 위치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데이터를 조작해 성적서를 부당하게 발급하고 있었다.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13개 공인측정기관이 제출한 205건의 성능측정성적서 중 단 28건(13%)만이 측정기준에 따라 측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전인정을 받은 바닥구조 생산업체는 인정시험을 받을 때보다 품질이 낮은 완충재를 시공 현장에 납품하는 등 감사원은 사후평가에 있어서도 많은 부실이 있음을 확인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국토교통부 등이 운영 중인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가 총체적인 부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