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가 29일 열렸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 역성장했다는 통계가 발표된 이후 첫 번째 대책회의다. 홍 부총리는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송구스럽다"면서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차원의 민간투자가 계속 일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2.6~2.7%인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수정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홍 부총리가 내놓은 것은 알맹이 없는 재탕, 삼탕이 대부분이었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한 업종별 대책, 서비스산업 혁신전략 등은 이미 나온지 오래된 얘기거나 지금까지 계속 추진해오던 일들이다. 여전히 기존 정책을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 말로는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정부 대책은 비 오기만 기다리는 천수답 식이다. 이런 사이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198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는 탈(脫)한국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만든다.

정부는 '성장 쇼크'의 주원인으로 수출 부진과 글로벌경제 둔화를 꼽고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호조를 보였다. 1분기 미국과 중국의 GDP 증가율은 각각 3.2%, 6.4%를 기록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감세 등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악화일로다. 1%대 성장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 됐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으려면 우선 현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한다. 현실과 괴리된 경제활력책은 있으나 마나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를 일으켜 세우려면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버리고 혁신성장으로 가야한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아야만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목표성장률 달성은 어림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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