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 관세폭탄 촉발 원인 지목
실적 버팀목 '트랙스' 수출 비상



국산차 '美관세폭탄' 임박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트럼프발(發) 관세폭탄을 촉발한 것은 한국지엠(GM)의 모기업이자, 미국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다.

실제로 작년 11월 말 GM이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를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의 일자리를 뺏는 원흉으로 수입산 자동차를 지목하면서 '관세폭탄'을 예고했다.

작년 11월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에서 소형 트럭이 인기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소형 트럭에 25%의 관세가 붙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치킨세'로 불린다. 수입차에 치킨세를 부과하면 더 많은 차가 이곳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GM은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에 있는 공장들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글은 GM이 미국과 캐나다 등 7곳의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만4800명 감축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자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유럽과 일본, 한국 등 세계 자동차 수출국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이를 통해 GM은 숨통을 틜 수도 있겠지만, 한국GM의 상황은 정반대다. 한국GM 역시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관세폭탄에 취약한 구조다.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불거진 '탈(脫)한국' 논란 속에서도 3년 연속 국내 최다 수출 차종을 기록한 트랙스의 수출물량 60% 이상이 미국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GM이 작년 수출한 차량 36만9554대 중 트랙스는 64.89%(23만9800대)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트랙스의 국가별 수출 실적을 보면 미국이 약 14만대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영국(2만8000여 대), 독일(2만4000여 대), 캐나다(1만여 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이 연구개발을 주도한 트랙스는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돼 세계 6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트랙스는 국내서 생산한 차종 중 가장 많은 수출량을 기록한 차종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부터 작년까지 벌써 3년 연속이다. 올해 1분기(1~3월) 역시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상 GM이 진화에 나서 급한 불을 끈 탈한국 논란은 관세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또 다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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