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영향 물가하락 지속
가계빚 완만조정 등 대책 세워
물가상승 제약 요인 대비 해야

KDB산은 미래전략硏 보고서

지난 3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모두 0%대에 그치며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내수부진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저물가 원인 및 동향' 보고서를 내고 최근과 같이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의 저물가는 소비와 투자를 지연시켜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올해 1월 0.8%로 낮아져 2,3월 각각 0.5%, 0.4%로 지속 하락했다. 분기기준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로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을 의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율도 지난 3월 0.9%를 기록해 0%대에 그쳤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서영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저물가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인니 등 주요 신흥국 뿐 아니라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석유류, 농산물 가격 등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탓이다. 지난해 말 국제유가 둔화와 유류세 15% 인하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했고 지난해 높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온화한 날씨 등으로 농산물 가격상승폭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중국경기 부진 등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감소·가계부채 증가 등에 따른 소비 둔화 등 내수부진에 의한 물가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 등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의 수출과 설비투자는 감소세고, 취업자 증가폭 축소·가계부채 등으로 소비여력도 줄고 있다. 지난 1월 4.1% 증가했던 소매판매액지수는 2월 2.0% 마이너스 성장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1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보고서는 물가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장기부진의 주원인이 급격한 자산가격 하락 후 소비둔화와 이어진 고령화인데, 우리나라도 높은 가계부채가 소비여력을 감소시키고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돼 소비 활성화를 제약할 수 있다는 것. 이에 가계부채의 완만한 조정, 신산업에 대한 투자규제 완화, 인센티브 등을 통한 기업의 투자여력 확보가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양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디플레이션은 아니"라며 "유가상승으로 7~8월에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요 증가가 아닌 지정학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세계교역량 둔화로 유가상승이 실물시장의 가격전이효과를 일으키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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