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생산 중단은 만 4년간 만성적인 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화웨이를 필두로 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에 경비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특단의 카드로 보인다. 올해 최저임금 기준 베트남 노동자의 월급은 418만동(약 20만6000원)으로, 국내 생산라인을 이전할 경우,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현재 경기 평택, 베트남, 브라질, 중국 등 4곳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가동 중단을 앞둔 평택 공장은 주로 프리미엄폰을 생산하고 있다. 총 1400여명이 근무 중으로, LG전자 전체 스마트폰의 약 10∼20%를 생산해 왔다.
◇누적적자 3조… 중국 폰 약진에 특단의 조치= 2000년대 후반 삼성전자·노키아와 함께 글로벌 톱3 자리를 지켰던 LG전자는 점유율을 잃으면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약 200만대, 전 세계에서 약 4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는데 그쳐 연간 79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 1분기 MC사업본부의 실적을 매출 약 1조7000억~1조8000억원, 영업손실 1900억~2200억원으로 예상한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누적적자는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적악화가 이어지면서 MC 사업본부의 자산규모는 2014년 8조5928억원 에서 지난해 4조376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2013년 8047명 이던 임직원도 지난해 4015명 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들의 약진이 가속화 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맞춰, LG전자는 지난해부터 MC사업본부 인력을 다른 본부로 전환 배치하는 등 조정작업을 진행해 왔다. 올 상반기 신입 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인원을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2분기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에서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22일 출시한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G8 씽큐'가 이렇다 할 판매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는 당초 지난 19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5G 안정화 논란 등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화웨이·샤오미·오포 거센 약진=중국 스마트폰 메이커들은 가격대비 성능으로 무장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해온 LG전자는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1797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고, 1분기에만 59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16.1%를 차지해, 18.4%의 삼성전자, 17.5%의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샤오미와 오포도 점유율을 6.9%, 8.3%로 끌어 올리며, 중국 3사의 점유율이 총 31.3%에 달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화웨이의 스마트폰 매출이 올해 삼성전자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조조정 문제 수면 위로= 평택 공장 생산라인 철수로 구조조정 문제도 당장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다만 26일 희망퇴직 관련 설명회를 열고 다음달 초까지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주, 창원 등 다른 지역의 LG전자 공장으로 전환 배치해 인력운영을 효율화 하는 시도도 불가피해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정과 관련, 조만간 정확한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