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꼭짓점에 매입후 작년초 매각 "최고 투자자들도 가상화폐 열풍 휩싸여 명성에 흠집…자산엔 큰 영향 없을 듯" 소프트뱅크 주가, 日서 올해 최고 상승세
'투자의 귀재'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회장(사진)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1400억 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손 회장이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1억3000만 달러(약 1485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꼭짓점에 이르렀던 2017년 말에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가 가격이 폭락하면서 큰 투자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손 회장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2017년 말은 가격이 10배 이상이 올라 2만 달러 수준을 기록했었다. 손 회장은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추락하자 2018년 초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손 회장의 비트코인 투자손실에 대해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부자인 투자자들 가운데 일부도 (가상화폐의) 열풍에 사로잡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손 회장의 순자산 규모는 190억달러로 이번 손실은 투자자로서의 그의 명성에 흠을 낼 뿐 자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자신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2017년 2월 인수한 자산운용사인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피터 브리거 공동회장으로부터 비트코인 투자 권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손 회장은 신속한 투자 결정과 고위험 베팅으로 유명하며 이 같은 투자의 대부분은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손 회장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54·馬雲·잭 마) 회장과 단 5분간 함께 한 뒤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고, 실내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2억 달러 규모의 투자 결정도 30분 만에 이뤄졌다고 WSJ은 전했다.
투자계의 큰 손인 손 회장은 그동안 디디추싱(90억달러), 그랩(10억달러), 올라(10억달러) 등에 투자하며 아시아 시장 내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했다.
2017년엔 손 회장이 우버의 지분 15%를 80억달러에 매입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다. 우버가 지난 11일 IPO(기업공개)를 신청하면서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이틀 만에 1조엔(약 10조13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60% 상승해 일본증시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소프트뱅크 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계열 펀드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아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총액 10조엔(약 100조원) 규모의 '비전 펀드'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