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사진)이 거처를 다시 소공동으로 옮긴다. 이번에는 본인의 의지가 아닌 법원의 결정이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현재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49층에서 생활하고 있는 신 명예회장은 상반기 중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현 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으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거처를 옮긴 지 1년 4개월 만이다.

올해 97세의 고령인 신 명예회장이 다시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법원의 결정 때문이다. 신 명예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30년 가까이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집무실 겸 거처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재작년 7월부터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개보수 공사가 시작되자 신 명예회장의 거처 이전을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충돌했다.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선은 가정법원에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직권으로 결정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현장검증 후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라고 결정했다.

일단락되는 듯하던 신 명예회장의 거처 문제는 지난해 8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임시거주지 결정 시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다시 같은 장소로 이전하도록 했던 단서조항을 내세워 신 명예회장이 다시 소공동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측은 신 명예회장이 97세의 고령이어서 잦은 거주지 이전에 따른 부담이 크고 본인과 가족들도 잠실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 현 상태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신 명예회장이 소공동 롯데호텔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의 현장검증 당시 신 명예회장과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가 롯데월드타워에 계속 머무르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허사였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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