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건면이 출시 2개월만에 라면 매출 순위 9위에 올랐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신라면 건면을 구매하는 소비자. 농심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농심의 '건면' 도전이 순항하고 있다. 튀기지 않은 면은 틈새시장에 불과하다는 편견을 넘어 대중에게 '건면도 맛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24일 농심은 지난 2월 출시한 신라면건면이 지난달 라면시장 매출 순위에서 9위(닐슨코리아 기준)에 올랐다고 밝혔다. 출시 첫 달인 2월 12위에 오른 데 이어 2달만에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신라면건면의 3월 매출은 45억원으로 첫 달 대비 73% 증가했다. 라면 시장에서 유탕면(기름에 튀긴 면)이 아닌 건면이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신라면건면이 처음이다.
신라면건면을 제외한 10위권 제품들은 신라면과 짜파게티, 진라면, 육개장, 팔도비빔면, 안성탕면, 너구리, 삼양라면 등 최소 20년 이상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들이다.
신라면건면은 출시될 때만 해도 기대 반 우려 반의 제품이었다. 신라면건면은 농심이 신라면 블랙 이후 처음으로 '신라면'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제품이니만큼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 반면 그간 라면 시장에서 늘 비주류였던 건면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신라면건면은 출시 직후 맛은 유탕면 못지 않으면서 더 깔끔하고 칼로리도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19일까지 70일간 1800만개가 팔렸다.
눈여겨볼 부분은 기존에 라면을 즐기지 않던 소비자들 중 신라면건면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기존 라면보다 100㎉ 이상 낮은 열량이 건강 때문에 라면을 먹지 않던 사람들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농심 측은 "신라면과 건면의 조합으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라면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게 필요했다"며 "신라면건면이 이러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라면 시장의 건면 비중은 5% 수준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건면이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성장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 최근 3년간 건면류의 매출 성장률은 13%에 달한다. 전체 라면 시장이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건면 시장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다.
농심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라인 증설로 초반 기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7개인 건면 라인을 연말까지 2개 늘려 총 9개 라인에서 하루 200만개의 건면을 생산할 계획이다. 농심은 신라면건면 이외에도 콩나물뚝배기,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등의 건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업계 제일의 건면기술력과 생산능력으로 라면시장에 건면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며 "건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데 역랑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