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Vingroup)에 투자할 가능성이 나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앞서 현지 2위 민간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을 약 5300억원에 매입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노이에 방문해 응우옌 쑤언 픅 총리를 두 번 면담하는 등 SK그룹은 베트남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의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 거론되는 빈그룹은 이르면 다음 달 주주총회를 열어 25조 베트남 동(약 1조2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승인할 예정이다. 빈그룹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최대 5개 외국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주식 2억5000만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난 20일 관련 주주총회 일정을 5월 20일∼6월 20일로 정하고 주주명부 폐쇄 공고를 냈다.

빈그룹은 주당 10만 동(약 4920원)에 발행해 25조 동을 조달하면 이 가운데 6조 동을 자동차업체인 빈패스트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빈스마트, 빈테크 등 자회사 3개사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10조 동으로 채무를 상환하고 9조 동은 운영자금 등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빈그룹은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민간기업으로 우크라이나의 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2001년 베트남에 설립돼 유통과 부동산, 호텔, 금융 등에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와 스마트폰 제조업으로 확장했다.

이와 관련, 현지 외신과 업계 등에서는 SK그룹이 빈그룹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월 30일 주요 관계사 5개사가 추가로 1억 달러씩 SK동남아투자에 출자했으며, IB업계에서는 빈그룹에 투자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풀이했다.

올 초 추가 출자로 SK동남아투자의 자본금은 10억 달러로 늘었다. 마산그룹 투자액이 약 2억4000만 달러 수준인 점 등을 고려하면, 빈그룹에 7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빈그룹은 최대 5개 기관을 대상으로 증자할 방침으로 SK그룹은 마산그룹 인수 때처럼 재무적 투자자와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그룹은 과거 마산그룹 지분 인수를 위해 국민연금과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각각 1600억원, 10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과거 SK텔레콤의 베트남 진출 실패를 계기로 국내에서 영위하는 사업을 그대로 해외까지 확장하는 전략 대신 현지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투자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의 2위 민간기업인 마산그룹 지주회사의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베트남시장에서 신규사업 발굴과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SK의 주요 관계사 5개사가 1억 달러씩 출자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SK동남아투자회사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SK동남아투자가 베트남을 비롯해 여러 투자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11월 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등 폭넓은 주제와 관련한 면담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11월 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시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등 폭넓은 주제와 관련한 면담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