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와 통합땐 업계 3위로
KB금융도 M&A시장 진출 예고


한화그룹의 포기로 하나금융그룹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해 계열사인 하나카드와 합칠 경우 단번에 신한금융, KB금융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앞서 KB금융그룹도 M&A(인수·합병) 시장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본격적인 금융지주발(發) 업계 재편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21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사모펀드 2곳이 롯데카드 본 입찰에 참여했다. 막판까지 고민했던 한화그룹은 이번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빠졌다.

하나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올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권 M&A의 신호탄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해말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금융업계 공룡인 금융지주사들의 M&A 본능을 크게 자극했다. 당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조만간 큰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까지 했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 4개사의 M&A를 통한 선두다툼도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한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M&A 대상으로 '생명보험업'을 꼽았다. 윤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 두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상 취약한 생명보험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금융지주 1위 자리를 탈환한 신한금융은 지난해말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의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되면 '리딩뱅크' 자리를 견고히 다져가고 있다.

우선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 시 카드업계 순위도 달라진다. 카드업계에선 지난 2006년 매물로 나왔던 LG카드 이후 13년 만에 새로운 카드사 매물이 나온 만큼 시장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하나카드의 자산규모를 합치면 약 21조원이 된다. 자산규모로는 8개 카드회사 중 롯데카드가 12조6527억원으로 5위, 하나카드가 7조9847억원으로 7위인데 통합되면 신한, 삼성 다음 3위가 된다.

또 시장점유율로는 단숨에 2위 그룹으로 치고 올라간다.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용카드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1.2%, 하나카드는 8.2%다. 두 개 회사 점유율의 단순 합은 19.4%로 신한카드(21.5%) 다음의 2위로 올라간다. 중복 고객을 제외할 경우 순위는 내려갈 수 있다.

하나금융은 롯데멤버스와의 협력을 인수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멤버스는 3900만 회원을 보유한 통합멤버스 L.POINT(엘포인트)를 운영하고 있고, 2015년 롯데카드에서 분사했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고객 중 백화점 VIP 고객을 상대로 하나금융 계열사들이 자산관리(WM)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지난 19일 1분기 실적 컨퍼론스콜에서 하나금융은 증자 없이도 비은행 부문 M&A가 가능하다고 밝혀 실탄은 충분한 상황이다. 이승열 하나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룹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은 현재 증자 없이 1조원 정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선두 금융지주사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면서 "금융분야는 '혁신' 서비스로 그간 진출이 제한됐던 이종산업에 진출하는 한편 M&A를 통해 외형을 키우고 있다"고 내다봤다.

심화영·윤선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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