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서울 강남권 아파트에서 대형 평형의 인기가 차갑게 식고 있다. 최근 재건축 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탄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사진)에서 대형평형과 소형평형 간 명암이 엇갈렸다. 소형평형은 실거래가가 직전 고점 대비 6500만원 오른 반면 대형 평형은 2억원 이상 뚝 떨어졌다. 작년 9·13 대책과 올 들어 급등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으로 대형 평형의 인기가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실거래가가 신고된 기준으로 가락삼익맨숀 소형평형인 전용 84㎡는 직전 거래 가격보다 65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된 반면 대형평형인 127·108㎡는 2억원 이상 하락했다.
지난 3일 가락삼익맨숀 전용면적 127.808㎡가 10억8200만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9월 고점인 12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800만원이 떨어졌다. 전용 108.338㎡는 작년 10월 10억8000만원이 마지막 실거래인데 직전인 9월 12억원과 비교하면 역시 2억원이 하락했다.
반면 소형 평형은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 전용 84㎡는 작년 10월 11억2000만원 이후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직전 최고가인 10억5500만원과 비교하면 6500만원 올랐다.
이 단지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안전진단 결과 시설물 안전등급이 D등급 이하로 분류된 경우 재건축 안전진단 없이 사업추진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재건축 사업이 다시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현재 936가구에서 부대시설 포함 16개 동 1650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그러나 부동산업계는 재건축 사업 시행에 따른 초과이익환수제 폭탄,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 부담으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대형 평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 평형의 인기 하락은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79건 중 61건에서 대형 평형이 지난해 하반기 고점과 비교해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10채 중 7채꼴이다. 부동산 업계는 연말까지 집값 하방 압력을 키우는 규제 대책이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9·13 대책 이후 강화된 세금 규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높아진 세 부담으로 당분간 대형 평형에 대한 선호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