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화 아주대 명예교수
유승화 아주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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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4월 4일 오전 1시 5G 상용화를 발표했지만 우리나라는 3일 오후 11시에 기습 개통식을 열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전은 이처럼 한국이 버라이즌보다 2시간 앞서면서 타이틀을 가져왔다.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과와 이를 운용한 이동통신사들의 운용 노하우가 향후 5G를 도입하려는 다른 국가들의 중요한 참조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년 전에는 삼성이 애플보다 4G LTE 기반의 스마트폰을 앞서 상용화한 것이 세계 시장점유율 선두로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LTE 기술이 한국 모바일 게임의 세계 진출에 기폭제로 작용했다.

5G는 원격진료, AR/VR 스트리밍 등과 같은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초광대역 통신을 목적으로 하는 eMBB(Enhanced Mobile Broadband), 센서 네트워크, 각종 태그 트래킹 등과 같이 초연결성 목적으로 하는 mMTC(massive Machine Type Communications), 자율주행차, 원격수술, 스마트공장 등과 같은 고신뢰성, 동시에 초지연성을 목적으로 하는 uRLLC(ultra-Reliable and Low-Latency Communication)과 같은 특징을 제공하고 있다.

eMBB의 경우 최대 10Gbps의 초고속 전송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mMTC는 100kbps 미만의 전송 속도에서 동시에 100만대 기기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초연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uRLLC의 경우 최대 지연시간은 0.5ms, 가용성은 99.999%로 매우 높은 안정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수많은 센서와 액츄에이터로 구성된 IoT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mMTC와 uRLLC이다. 특히 자율주행차나 스마트공장 같은 애플리케이션에의 전송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uRLLC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최근 데이터 저장 및 분석, 시뮬레이션 등 주요 기능들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점차 진화하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새로운 기능과 편리성을 제공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5G 상용화와 함께 통신사업자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G의 안정성 및 초연결성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의 마지막 단, 즉 엣지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5G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에게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엣지 컴퓨팅이란 중앙 집중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다르게, 분산된 소형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IoT 기기의 확산으로 데이터량이 폭증하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중앙 집중시스템이 아닌 분산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즉,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서 분석하는 대신, 중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AR/VR 등 4차산업혁명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엣지 컴퓨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이미 인식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AWS Greengrass,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IoT 엣지를 통해 기존 클라우드 사용자를 기반으로 엣지 컴퓨팅 분야도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5G 상용화와 함께 통신사업자들도 엣지 컴퓨팅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버라이즌과 AT&T는 엣지 컴퓨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사례 및 전략들을 추진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지난 1월말 실제 운용중인 5G 네트워크에서 성공적으로 엣지 컴퓨팅 테스트를 완료하였고, 그 결과 망 전송지연을 절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MEC(Multi-access Edge Computing) 장비와 이를 구동하는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통해 네트워크 엣지 단에서 만족스러운 성능 결과를 얻었다. 더 많은 컴퓨팅 능력이 최종 사용자에 가까운 네트워크 엣지에서 제공되면, 5G의 저지연 및 고가용성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며, 자율주행차 V2X(vehicle-to-everything) 표준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AT&T는 5G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중에 엣지 컴퓨팅을 중요한 사업 영역으로 제시하고 있다. AT&T MEC은 저지연, 고대역폭 전송속도를 필요로 하는 스마트 헬스, 자율주행차, AR/VR, 드론 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다. 국내 사업자들도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동시에 엣지 컴퓨팅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T의 경우 인텔과 손을 잡고 엣지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인텔 엣지 플랫폼의 주 타겟은 스마트공장이지만 추후 AR/VR, 클라우드 게임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도이치텔레콤과 공동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모바일엣지X와 기술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엣지 컴퓨팅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엣지X 파운드리(EdgeX Foundry)에 합류하여 표준 플랫폼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엣지X는 리눅스재단에서 주관하는 오픈소스 기반 엣지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이다.

향후 엣지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 10대 주요 전략기술 트렌드에서도 엣지 컴퓨팅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특히 엣지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예측하였다. 이미 기존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엣지 컴퓨팅을 포함시켜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으며, 통신사업자 및 장비사업자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신사업자의 경우 새로운 수익모델로서의 엣지 컴퓨팅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향후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와 통신사업자 간의 일전도 예상된다.

그러나 엣지 컴퓨팅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 장비사업자, 서비스업체, 플랫폼업체 등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어떻게 상호 호환되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국내 통신사업자는 5G 구축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솔루션에 집중해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다.

현재 솔루션 확보 차원에서 해외기업들과의 협력은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 통신사업자들 간의 엣지 컴퓨팅 관련 협력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시장에서 무한 경쟁에 몰입할 것이 아니라 관련 주요 기업들 간의 상호협력, 역할 분담, 국제표준화 등 글로벌 시장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8년전 최초 LTE 상용화 기술이 한국 모바일 게임의 세계 진출에 기폭제로 작용하였듯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이점을 살려 엣지 컴퓨팅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기회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회는 10년 내에 다시 안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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