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9년만에 점유율 20%대 회복 하이브리드 판매 렉서스·혼다 싹쓸이 경유차 앞세운 독일車 인기 곤두박질
렉서스 ES300h. <렉서스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이 9년 만에 20%대를 넘어섰다. 지난 2008년 35.5%의 점유율로 국내 수입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과거의 아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경유차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 영향력을 급속도로 늘려왔던 독일차의 입지는 점점 쪼그라드는 추세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일본차는 전체 수입차 시장(5만2161대) 가운데 22.2%(1만1585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 일본차의 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일본차는 2001년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문을 두드린 첫해 10.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2002년 18.4%를 기록한 데 이어 2003년(19.4%), 2004년(29.3%), 2005년(29.4%), 2006년(30.1%), 2007년(33%), 2008년 35.5%로 정점을 찍으며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2008년 이후에는 내림세를 기록했다. 2009년 점유율이 27.9%로 떨어진 데 이어 2010년(26.4%), 2011년(18%), 2012년(18.3%), 2013년(14.1%), 2014년(12.3%), 2015년 11.9%로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해 두 자릿수 점유율에 위협을 받았다.
곧바로 2016년 15.7%로 반등을 성공한 이후 2017년 18.7%로 성장세를 이어가나 싶더니 작년 다시 17.4%를 기록하며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국내에서 일본차는 렉서스(도요타 포함)를 1강(强)으로, 혼다와 닛산(인피니티 포함)이 1중(中)1약(弱)을 기록하고 있다. 애초 닛산과 혼다는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었지만, 환경부로부터 배출가스 조작 판명을 받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캐시카이 판매 중단을 계기로,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일본차 점유율이 급상승한 배경으로는 혼다의 약진과 함께 기존 일본차 강자 렉서스의 꾸준함이 꼽힌다. 혼다는 지난 3월 국내 시장에서 중형 승용차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384대 판매하며 가장 많이 팔린 차 10위에 올려놓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혼다는 2017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 렉서스는 지난달 '강남 하이브리드차'로 불리는 ES300h를 최다 판매 차종 3위에 올리며 순항 중이다. 올 들어 3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2847대를 판매해 가장 많이 팔린 차 2위를 기록 중이다. 누적 기준 최다 판매 차 10종 중 친환경차로 이름을 올린 것은 ES300h가 유일하다.
일본차의 무기는 하이브리드차다. 지난 3월 기준 국내서 많이 팔린 수입 하이브리드차 10종 중 9종을 일본차 업계가 '싹쓸이'하고 있다. 렉서스가 ES300h, NX300h, RX450h, UX250h, CT200h 등 5종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도요타가 캠리 하이브리드, 아발론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C 등 3종, 혼다가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선전 중이다.
일본차 업계의 하이브리드차 열풍에 경유차는 시들해졌다. 그동안 경유차를 앞세워 고속성장을 이어온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유럽차 점유율을 곤두박질 중이다.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인 이른바 '디젤게이트' 여파에 대한 후폭풍으로 아우디폭스바겐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새 배출가스검사(WLTP)로 인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파도 한몫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새로 시행하는 규제다 보니 현지 당국은 물론, 업계 역시 혼란을 빚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지난 2015년 80.5%로 정점을 찍었던 유럽차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올 들어 3월까지 68.7%로 주저앉았다. 유럽차 점유율이 6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10년(65.4%) 이후 8년 만이다. 독일차 업계의 점유율이 51.3%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이상 빠진 것이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