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계획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박삼구 (전)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뭐가 다른가"라며 박 전 회장 측에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압박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1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채권단은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며 "이 자구계획에 따라 금호 측이 요청한 5천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이같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통보했다. 또 9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 협의를 통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호아시아나는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비롯한 그룹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5000억원을 신규 지원해달라는 자구계획을 전날 채권단에 제출했다. 아울러 3년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채권단이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팔아도 좋다고 했다.

그러나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 지분이 실제로는 부인과 딸의 보유지분 4.8%에 불과한 데다, 채권단이 요구해 온 대주주 사재 출연 등의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박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한생명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대주주의 재기가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 돼야 한다"며 "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른지, 달라진다고 기대할 만한지를 감안해서 (채권단이)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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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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