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의병 당시 의병장으로 활동한 척암 김도화(1825~1912)가 남긴 책판이 유럽을 떠돌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11일 공개됐다.

PC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개발한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본사에서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 척암선생문집 책판이 한국에 돌아와 설명회를 열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및 한국국학진흥원 등 관련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보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의 도움으로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한 것은 △2014년 미국 '석가삼존도' △2018년 프랑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책판은 오스트리아에서 개인이 소장하던 중 지난 2월 독일 경매에 출품됐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이를 발견, 라이엇 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오른쪽)가 11일 서울 강남구 라이엇게임즈 본사에서 열린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에서 책판을 소개하고 있다. 김위수 기자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대표(오른쪽)가 11일 서울 강남구 라이엇게임즈 본사에서 열린 '척암선생문집 책판 언론공개회'에서 책판을 소개하고 있다. 김위수 기자
책판은 조선 말기 영남지역의 대학자이자 1895년 을미의병 당시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독립을 위해 힘쓴 척암 김도화가 남겼다. 김도화가 생전에 남긴 글을 모아 그의 손자가 편집 및 간행한 '척암선생문집'을 찍기 위해 당초 1000여장 제작됐을 책판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실되고 흩어져 현재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단 20장만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귀한 유물이다. 이번에 국내 환수한 책판은 이 중 9권 23~24면에 해당한다. 한국에 남아있던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이번에 돌아오는 책판도 원래 그 일부였다.

환수에 성공한 것은 라이엇게임즈가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사전에 수억원 규모로 조성해놓은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금 덕에 우리 문화재가 출품된 해외 경매에 빠르게 참여를 결정하고 나아가 매입에 성공했다는 것.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후 매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해왔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척암선생문집 책판 전체. 라이엇게임즈 제공
척암선생문집 책판 전체. 라이엇게임즈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