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미세먼지 대책 논의로 촉발
경기부양에 지진·산불 복구 추가
文대통령도 재난구호 포함 요구
이달 국회 제출 규모 6兆 이를 듯

정부가 4월 하순 국회에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6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미세먼지' 대책을 명분으로 추경 논의가 촉발됐지만, 경기부양과 포항지진 후속 대책, 강원도 산불 피해에 따른 추경 등이 추가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추경'이 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주문에 따라 추경이 편성된다면 그 효과가 단기간에 물거품이 될 우려가 있고, 경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이번 주중 확정될 추경 잠정안과 관련해 미세먼지 측정 첨단장비·감시장비 도입,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전통시장 공기청정기 보급 사업 등 미세먼지 대책에 2조원이 편성되는 것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수출 판로 확대 등에도 2조5000억원 가량의 추경이 책정된다. 사회안전망 확충과 관광 인프라 분야 등도 중점 추경 분야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산불 사태와 관련, "긴급재난구호와 피해보상은 우선 예비비로 집행하고, 국민안전시스템 강화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추경에 포함해서라도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강원 산불 대책 비용과 포항 지진 후속 대책 예산 등을 포함한 총 6조원 안팎의 추경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직접 일자리사업을 조기에 집행했기 때문에 하반기에 취약계층의 소득 공백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직접일자리 사업 연장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세수증가 둔화 우려 속에 추경 재원 조달을 위해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부담 등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제안한 9조원 안팎 추경안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무엇을 위한 추경'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됐다는 의견도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비교'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하는 데 그쳐 36개 회원국 가운데 2번째로 낮았다. 당장 디플레이션을 판단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가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0%대 저물가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R(Recession·불황)의 공포'가 내수침체를 부르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물가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낮춰 수요를 진작시켜야 하지만 오는 18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 정책의 선택 폭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경이 경기를 진작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경제계 관계자는 "어지간히 큰 규모로 추경안을 짜지 않으면 경제활력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 힘들다"며 "미세먼지에서 시작한 추경에 다양한 목적이 추가되면서 선제적으로 경기를 살린다는 명분과 실효성이 사라진 '짜깁기 추경'이 될 우려가 짙어졌다"고 지적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