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의 32%나 차지 中의존 무역전 상황서 타격 이미 반도체 사업 '경고음' LG '내수 쏠림'도 리스크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의 중국사업 비중이 지역별 매출을 공개한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LG전자의 경우 내수 매출 비중이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특정지역 편중현상이 실적 성장세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위협'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반도체 고점 논란'과 '중국 굴기' 등이 위협 요인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률 저하와 내수시장 침체 장기화 역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대 중국 매출(별도 기준)은 54조7796억원으로 전체의 32.2%를 기록했다. 이는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지난 2012년(20.4%)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는 중국의 IT 제조업의 가파른 성장세로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기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업계의 경우 대 중국 매출이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내수 비율은 5%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불붙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4조원대 초반으로 전 분기의 약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수요 위축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할 경우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중국 경기 둔화로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경제성장률(6.6%)보다 낮은 6.0~6.5%대로 제시했고,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무역전쟁 협상 카드로 확정할 경우 추가 타격이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전기·전자 분야 글로벌 밸류체인(공급망)이 많은데 미·중 통상전쟁에 따라 이 분야의 타격이 크다"며 "최근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부진했던 것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서 중간재 격인 반도체의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내수 비중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작년 LG전자의 전체 매출(연결회사가 소재한 지역별 매출액)에서 내수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36.5%로 지난 2010년(14.9%)과 비교해 무려 배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내수 비중이 높은 LG전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판로 구축이 중요한 가전 사업의 특성 상 신흥 시장을 개척하려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며 "만약 LG전자가 내수 침체를 다른 시장으로 만회하려 해도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내수 시장에서는 삼성전자(16조8213억원)보다 더 많은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사업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해외에서 삼성전자의 유통망이 LG전자보다 탄탄한 것 역시 부정하긴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의 세계 IT 업계 내 위상이 과거와 비교해 엄청나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국가에 대한 쏠림이 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뜻한다"며 "사업 뿐 아니라 시장 다변화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