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사무공간은 공유 오피스 임원 집무실 줄여 퍼블릭존 오픈 삼성SDI "퇴근 후…" 캠페인 인기 동료의 자기계발 사례 발굴 소개 SK·현대차 등 총수가 솔선수범 토크 콘서트·채팅방 등 소통나서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직장 상사 눈치 안보고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퇴근 뒤에는 3D 프린터로 나만의 세상을 만든다."
대기업들의 조직문화 혁신 노력이 직장인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일수록 이 같은 조직 혁신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S사에 근무하는 강 모씨(28)는 "마치 카페에서 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특히 같은 팀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부터 서린사옥 본사 14~19층 공유오피스 리모델링을 마치고 1차 오픈을 했다. 직원들이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모습.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공유 오피스 1차 오픈…"마치 구글 본사" =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작년 9월부터 시작한 서린사옥 본사의 14~19층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공유 오피스 형태의 새로운 모습을 이달 초 처음 공개했다. 공유오피스란 기존 '팀-실-본부' 단위 별 지정 좌석제가 아닌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하는 방식의 사무실 형태다. 공사는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공간은 워킹존과 퍼블릭존, 포커스존, 라운지 등으로 나눴다. 포커스존은 모니터의 개수는 물론 책상의 높이, 칸막이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라운지는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도록 오픈형으로 구성했다.
임원들의 집무실은 기존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대신 마치 실리콘벨리를 연상케 하는 퍼블릭존도 만들어 가상현실(VR)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룸, 카페, 다이닝룸, 포레스트룸, 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을 구성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일 새로운 환경에서 근무해 창의성을 고취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유 오피스의 핵심"이라며 "마치 카페처럼 일할 수 있어 아직 도입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에 근무하는 김인환 프로의 자녀들이 3D 프린터로 만든 유튜브 코인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SDI 제공
◇"퇴근 후 뭐하세요" …삼성SDI 사내 캠페인 인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Recharge Your Life-퇴근 후 뭐하세요?'라는 사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저녁이 있는 삶을 원하는 임직원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주변 동료들의 자기계발 모습을 발굴해 소개하는 것이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효율적인 근무로 '일의 질'을 높이면 여가시간을 활용해 가족과의 정을 쌓을 기회가 많아지고 이는 결국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에서 삼성SDI는 3D 프린터로 맞춤형 삶을 살고 있는 김인환 프로(37)를 소개했다. 김 프로는 한 다큐멘터리에서 우주인이 3D 프린터로 스패너를 만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아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고, 2년 전 프린터를 구매해 본격적인 제작을 시작했다.
그는 휴대폰 거치대부터 건전지 보관함, SD카드 보관함 등 소소한 제품들을 직접 만들면서 재미를 더했고, '유튜브 코인'을 만들어 아이들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하나씩 준다고 소개했다. 아이들이 이 코인을 모아 유튜브를 보거나 장난감을 사는데 쓴다.
김 프로는 3D 프린팅에 대해 "호기심만 있으면 뭐든지 만들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느낌표를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4일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 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가한 직원들의 모습. 김양혁 기자
◇총수부터 솔선수범…"변화 기대"=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대기업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88%는 조직문화에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서면서 조직 혁신을 요구하자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실제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라는 차원에서의 HR(인적자원) 제도의 획기적인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고,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도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기존과 확연히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며 "그런 만큼 조직의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토크 콘서트를 하거나 온라인 채팅방을 만드는 등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이후 현대차와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은 자율복장제를 시작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업의 조직 혁신은 '무늬만 혁신, 보여주기식, 청바지 입은 꼰대' 등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며 "하지만 기업 총수부터 솔선수범하고 있는 만큼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