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금융허브' 논란 전문가 의견 분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지방이전에 속도를 내면서 파열음이 예상되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이전을 찬성하는 쪽과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쪽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당사자인 산은과 수은은 정부 판단에 맡긴다면서도 내부에서는 사실상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4일 디지털타임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의 이 같은 정책이 금융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이라고 하는 것은 몸 전체에 피가 잘 돌아야 하듯 정보가 민감하게 움직여야 하는 산업이다"면서 "지역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내려보내자는 것은 금융을 포기하자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설사 국책은행이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지방 고용 효과 등을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결국엔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표를 의식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의 이와 같은 행위가 한국 금융산업이 우간다와 비슷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유"라면서 "함께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있고, 없는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금융은 같이 있을 때만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서울에 있어 금융 허브의 역할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와 여당의 이 같은 정책이 도그마에 함몰된 정책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교수는 "산업은행이나, 수출입 은행 모두 모여 있을 때만이 효율성을 낼 수 있는데, 내려가게 될 경우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라리 차선책으로 기업들이 몰려 있는 수도권 변두리로 이전한다면 그것은 그나마 효율성과 지방균형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는 행위로 볼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이 지방에 이전하는 것은 산업 자체를 죽이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등의 연결이 잘 되어 있어 내려가도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보의 집중을 말하기에는 인터넷 등의 연결이 잘 되어 있어 상관 없기 때문에 굳이 금융이 서울에 집중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전 정부가 이미 지역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사안이라면 그대로 하면 된다"면서도 "어느 곳은 내려가고 또 다른 어느 곳은 안 내려가고, 혹은 원안에 없던 곳을 이전하려는 식의 행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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