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역구 의원들 유치戰
지역 포퓰리즘 논란도 확산

'제3금융허브' 논란

정부가 이르면 이달 내 금융중심지 추가 선정 계획을 발표할 계획인 가운데 지역 포퓰리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내년 4월 열리는 총선에서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초대형 이슈인 만큼 지역 주민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중 금융중심지 추가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중심지는 국책은행을 유치해 한국을 대표할 국제금융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말한다. 앞서 한국거래소와 캠코, 예탁결제원,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29개 금융회사가 상주하고 3800명 안팎의 인력 규모를 갖춘 부산이 2009년 1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에는 산은과 수은의 본사를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계획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균등발전을 위해 국책은행 이전을 통해 전북을 국제금융도시로 지정하는 방안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담았다.

문제는 국책은행을 이전하기엔 전북혁신도시의 금융 실물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올 1월 2차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3월로 연기했고, 다시 상반기로 미뤘다. 여기에 최근 금융타운 민자유치 공모가 무산되면서 더욱 힘을 잃은 상황이다. 전북도는 전북혁신도시 내 국민연금공단 인근에 금융기관들이 집적된 금융센터, 최소 1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시설, 200실 이상의 관광숙박시설 등으로 구성되는 금융타운을 지으려 했으나 민간사업자를 유치하지 못해 원점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실효성 논란도 불거졌다.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올해로 10년이 넘었지만 기대와 달리 국제금융도시로서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산의 국제금융센터지수가 2014년 27위에서 지난해 44위까지 추락했고, 금융산업 비중도 2011년 7.4%에서 2016년 6.5%로 감소했다. 외국계 금융회사 유치 건수는 제로 수준이다. 부산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추가 선정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권에선 국책은행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부산 연제구)은 지난달 13일 산은·수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고, 한 달 전엔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전북 전주시갑)이 산은·수은 전북이전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산은법(4조)과 수은법(3조)에는 본사를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발의자와 본점 이전지역만 다른 '같은 법안'이 제출된 것. 그러나 이 법안이 국회의 벽을 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산은·수은 본점 이전 법안이 다른 주요 법안보다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여주기식 법안'에 불과한 셈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이미 낙후돼 있고 도시 경쟁력도 부족하다"면서 "정치적 쟁점도 문제지만 이런 상황에서 국제금융도시를 신설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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