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매각 통해 3500억 추가확보
적자지속 두산건설에 3000억 지원
추가비용 부담없어…재무개선 속도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두산그룹이 재무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두산건설로 인해 그룹 전반에 재무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맏형격인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서면서 유동성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8일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지난 2월21일 공시한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신주를 배정 받았다.

두산중공업이 예정발행가를 기존 6390원에서 5550원으로 정정함에 따라 확보하게 될 자금총액도 기존 5431억원에서 4718억원으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은 비업무용 부동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500억원의 자금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마련된 금액만 약 82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3000억원가량은 두산건설 재무개선을 위한 실탄으로 쓰인다. 두산건설도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이중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에 참여, 3000억원을 출자한다.

두산건설은 2011년부터 지속된 적자행진으로 그룹에서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아왔다. 작년 두산건설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5518억원에 달했다. 이는 장부에서 그 동안의 손실을 한 번에 털어낸 결과다.

두산건설의 재무악화는 모회사 두산중공업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두산중공업이 두선건설 보통주 47.88%, 우선주(보통주 1주 전환가능) 27.21%를 각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주사 두산은 두산중공업의 최대 주주로 지분율은 33.79%에 달한다. 즉 두산건설의 재무악화가 그룹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2011년 3000억원, 2013년 3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각각 단행해 두산건설을 지원한 바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대규모 유상증자가 재무개선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두산건설이 일회성 비용을 한 번에 반영한 만큼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구적 노력 결과 부채 부담이 크게 낮아져, 재무개선 효과도 뚜렷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3분기 말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7398억원으로 유동성 위기가 절정이었던 2012년(1조7290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단기대여금 또한 7235억원에서 499억원으로 줄었다.

작년 3조원에 달하는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안정적인 영업환경 기반이 마련된 점 역시 긍정적이다. 두산건설은 작년 2조7928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의 매출액인 1조5478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로, 올해 흑자 전환 기대도 덩달아 커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두산건설은 선제적 비용 반영과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재무구조에 이어 수익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두산건설은 2019년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부채 부담을 덜면서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와 자구노력이 진행되면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기존 265%에서 150%까지 개선될 것"이라며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리스크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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