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페·스포츠카 연상… 화려·날렵함에 '오감만족'
대화형 비서·디지털키 등 스마트 모빌리티 눈길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첫인상부터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지녔다. 현대자동차가 작심하고 내놓은 쏘나타는 기대 이상이었다. 외관 디자인부터 내부 인테리어, 성능까지 나무랄 데 없다. '소(牛)나 타는 차'라는 비아냥을 듣던 예전 그 모습이 아니다. '환골탈태'한 쏘나타가 돌아왔다.

◇리틀 그랜저?…8번의 변화 끝에 찾은 쏘나타 '정체성' = 디자인으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 모든 차는 외관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는 게 정상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내놓은 신형 쏘나타는 실물 공개 이전 '그랜저 축소판'이라는 여론이 많았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그랜저는 온데간데없었다. 그 자리에는 '쏘나타'만 있었다.

완전히 새로워진 쏘나타는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센슈어스 스포트니스)을 반영한 첫 승용차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화려함 또는 날렵함을 담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인지 신형 쏘나타의 외관은 일반적인 중형 승용차라기보다 스포츠카, 쿠페를 연상시키게 한다. 실제 현대차는 전 세대 쏘나타와 비교해 신형 쏘나타의 전고를 30㎜나 낮췄다. 현대차 스스로도 이제 쏘나타에 '국민차'라는 수식어를 내려놓기로 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는 "쏘나타는 더 이상 국민차나 아빠차가 아니어도 괜찮다"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리를 누비는 승용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에서 느끼기 힘든 쿠페 스타일의 세단을 새로운 쏘나타의 아이덴티티로 만들었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내부.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쏘나타 내부. 현대자동차 제공


◇무난한 주행 성능…소음은 이유 있었네 =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언론 시승 행사에서 신형 쏘나타를 경기도 남양주 한 카페까지 왕복 150여㎞를 주행했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차급을 막론하고 저속 주행만큼은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 시속 100㎞의 고속주행에서 진짜 실력이 나온다.

시승차는 스마트스트림 G2.0 CVV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휘발유차다.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0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전 세대보다 출력이 소폭 떨어지기는 했지만, 17인치 타이어 기준 연료 효율성을 10.8% 향상한 ℓ당 13.3㎞를 갖췄다고 하니 넘어가도록 한다. 자동차에 있어 힘과 연비는 항상 상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고속도로 위에 올라서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스포츠모드라는 기대감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다. 고속도로 위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음 탓에 실제 주행 속도보다 체감상 주행 속도가 높은 것 같았지만, 계기판 숫자는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고속주행을 즐긴다면 하반기 내놓을 1.6 터보모델를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지난 세대 쏘나타 1.6 터보의 최대출력은 180마력이다. 당시에도 2.0 휘발유 모델(163마력)을 압도했다.

앞서 느낀 '소음'에 공감하는 일부 시승 참가자들이 있었다. 현대차도 이를 인지했다. 신차 양산 시점과 인도를 미루고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직 출고한 차량이 없는 만큼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작심하고 내놓은 만큼 완벽한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답하길 기대한다.

◇쏘나타의 또 다른 이름 '달리는 스마트기기' =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를 내놓으며 강조한 대목 중 하나가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성) 디바이스'다. 현재 담을 수 있는 첨단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카카오와 협력해 개발한 음성인식 대화형 비서 서비스를 최초 적용했다. 차량 내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이용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국내에서 신형 쏘나타가 처음이다. 쏘나타에게 날씨를 물으면 "비 예보가 있으니 우산을 챙겨주세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현대디지털키도 눈 여겨볼 만하다. 차량 키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최대 4명에게 차량 출입과 시동을 걸 수 있게 했다. 이전 차량공유업체가 차량 문 개폐를 위해 이용하던 기술을 한층 진화시킨 것이다. 빌트인캠 역시 주목된다. 기존 애프터마켓에서 적용했던 블랙박스를 완성차 업체가 제공하는 것이다. 외부업체가 작업을 해왔던 만큼 블랙박스 장착 시 완성차 업체는 일부 품질 문제를 여기로 떠넘기기도 했다. 이 외에도 12.3인치 클러스터, 10.25인치 내비게이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으로 스마트 기기로 진화를 예고했다. 다만 차량 내 인식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다 보니 주행 중 운전자가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덩달아 늘어나게 생겼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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