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사내이사 신규선임 황창규 회장 임기 1년 남아 김인회·이동면·성태윤 등 사장단 4명 유력 후보 거론 16일 과기정보방통위 소위 이사회구성 변경 거론 주목
국내 유일의 비재벌 그룹 통신사인 KT가 본격적인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오는 2020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KT는 지난 29일 주주총회에서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과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황 회장의 측근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려 온 KT의 지배구조 개편이 전환점을 맞게 될 지 주목된다.
◇정권 교체때 마다 반복되는 KT의 '흑역사' = KT그룹은 지난 2002년 민영화 된 이후 기용된 수장마다 '불명예 퇴진'이라는 흑역사를 안고 있다. KT는 완전 민간기업으로 전환했지만, CEO 인사 선임은 정치적 이해 관계에 휘둘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KT 흑역사의 이면에는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있다. KT의 최대주주는 12.1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연금 이다. KT 대주주로 외국계 투자기관 등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민연금이 KT의 최대주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CEO가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나아가 정치권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구조는, 최근 불거진 KT 채용비리 이슈와도 무관치 않다. 지난달 27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특혜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구속된 바 있다. 전임 남중수, 이석채 전 KT CEO도 주요 정치권 인사들을 낙하산 으로 기용하고 배임횡령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황창규 현 KT 회장도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연루돼 검찰 수사 선상에 있고, 아현지사 화재 사건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 황창규' 정서가 강하다.
통신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내년 임기 만료와 함께 퇴진하겠다는 선언에 주목하고 있다. 민간 KT CEO 모두가 중도에 불명예 퇴진한 상황에서, 황 회장이 KT 후계구도 문화를 정착시키고 '흑역사'를 마감할 수 있을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vs 차기 후계구도 마련 = 황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관개정을 통해 CEO 자격에 '경영경험'을 '기업경영경험'으로 변경했다. 황 회장은 오래전부터 '외풍 차단'을 언급해 왔고, 회사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올라설 수 있는 토대를 역설해 왔다. KT 내부에서 내년도 차기회장에 현재 4명의 사장단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인회 KT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회장과 김인회 사장은 삼성전자부터 오랜기간 동안 인연을 맺어왔다. 이 사장은 현재 황 회장이 주력하는 5G(세대) 상용화의 책임자다. 이를 두고, 황 회장이 '포스트 CEO'를 대비하기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KT가 정치권을 비롯한 외풍을 끊어내고 내부 인사를 앉히려는 시도인지, 아니면 황 회장의 '상왕' 구도를 굳히기 위한 것인지 논란도 분분하다.
정계 고위 관계자는 "KT가 외풍에서 벗어나려면 경영을 견제하고 감시할 만한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오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에서 KT의 이사회구성 변경이 거론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